[집중취재] "교도소는 폭발 직전" 콩나물시루 같은 위기의 교도소

나세웅 입력 2017. 4. 21. 20:56 수정 2017. 4. 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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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교도소의 수용실 가운데 가장 크다는 이른바 대방입니다.

가로, 세로 폭이 4m 정도 되는데 정원은 6명이지만 많게는 14명까지 수용돼 있습니다.

한 명에게 1제곱미터 남짓 허락되는 셈인데요.

법정구속이 늘고, 가석방도 어려워지면서 콩나물시루처럼 돼버린 건데요.

그렇다 보니 교정, 교화는 뒷전이고, 가둬놓는데 급급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북부 지역의 유일한 교정시설,

의정부 교도소의 보안구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안내 무전] "잠시 후 금일 일과를 시작하겠습니다."

점호와 함께 하루가 시작됩니다.

1천6백 명이 넘는 수형자가 이곳에서 생활합니다.

만일에 대비해 면회, 교육 등으로 수형자가 이동할 땐 항상 기동순찰대가 감시합니다.

대원들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교도관] "안에 들어가 있어, 들어가 있어."

수형자가 일선 교도관을 위협한다는 신고입니다.

신속히 제압해 다른 수형자들의 추가 동요를 막습니다.

또 긴급 호출입니다.

[교도관] "얼른 들 것 갖고 오세요. 들것."

이번엔 방에 있던 수형자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급히 의무동으로 이송합니다.

교도관 1명이 담당하는 수형자는 150명.

감시의 눈길이 일일이 닿을 수 없습니다.

잠시라도 느슨해지면 물품 신청용지로 도박용 카드를, 면도날로 칼을 만들기도 합니다.

종일 긴장을 늦을 수 없는 이윱니다.

[진세연/의정부교도소 기동순찰대원] "밀집된 곳에 들어가게 되면 아무래도 수형자들이 부딪히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 사소한 시비에 의한 폭행사고 그런 것들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의정부 교도소의 수용률은 149퍼센트입니다.

100명을 수용할 곳에 150명 가까이 있다 보니까 정원을 지키는 방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형 혼거실, 이른바 '대방'의 정원은 6명이지만 많게는 14명이 잠을 잡니다.

싱크대와 관물함을 빼면 15제곱미터.

1명당 약 1제곱미터를 쓰는 셈인데, 평균 신장 174cm인 한국인 남성이 누워서 손을 자연스럽게 뻗을 수도 없는 크깁니다.

[수형 경험자/지난해 10월 출소] "바로는 못 자고 옆으로 누워 자야지. 밤에 화장실 가는 사람들 치고 밟히고...그냥 갖다 넣는 거야. 솔직히 교정 교화가 안 되지."

전국 평균 수용률은 123%, 15개 곳은 130%를 넘겼습니다.

지난해 8월 부산교도소에선, 연달아 두 명이 숨졌습니다.

사인은 열사병, 열악하고 비좁은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 씨/유가족] "부모님 앞에 동생 (영정)사진도 걸어 놓고 제사 때 같이 해야 하니까. 안타깝게 그런 일을 당하다 보니까."

장기적으로는 수형자가 급증하는 수도권 지역에 시설을 증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당장이 문제입니다.

벌금형과 집행유예, 가석방 제도를 적극 활용해 수용 인원을 줄이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안성훈/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과밀화된 이러한 상황에서는 (교정 프로그램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우선 동맥경화 상황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 시급하고요."

헌재는 지난해 12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이 불가능한 과밀 수용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나세웅기자 (salt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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