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파리 덮친 테러 공포.. '요동' 치는 프랑스 표심

이희경 2017. 4. 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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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20일(현지시간) 총격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대선 1차 투표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 경계태세가 강화된 가운데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중 발생한 이번 테러로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경찰당국은 지난 18일 마르세유에서 대선후보를 상대로 폭탄테러를 벌이려 한 혐의로 IS 추종자 2명을 체포했지만 이번 테러를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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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심장부 총격전' 파문 확산/대선 안보 이슈 급부상/ 올랑드 "테러 공격" 긴급회의/'反이민' 르펜·피용 유리 관측/ 마크롱 "분열·공포 굴복 말자"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20일(현지시간) 총격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대선 1차 투표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 경계태세가 강화된 가운데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중 발생한 이번 테러로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2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쯤 샹젤리제 거리의 상점 막스앤스펜서 인근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차에서 내려 순찰차량에 타고 있던 경찰관들을 향해 자동화기로 총격을 가했다. 총에 맞은 경찰관 중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다른 2명은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을 쏜 범인은 현장에서 도주를 시도했지만 인근에 있던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다.
샹젤리제의 악몽 20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 테러가 발생한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무장한 경찰관들이 차량 위에 올라가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

테러범과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던 중 관광객 한 명이 무릎에 실탄이 스쳤지만 부상 정도는 경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폭죽 같은 총격소리가 들렸고 경찰이 공격을 당했다. 우리는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프랑스 정부는 21일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뒤 경찰 5만여명과 군경 모든 특수부대를 추가로 배치해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가 “벨기에 출신 아부 유시프라는 조직원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하지만 테러범이 2001∼2016년 경찰 살해 혐의로 수감생활을 한 프랑스 국적의 카림 쇠르피(39)이며, 올해 2월에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범행 당시 그가 탔던 차량에는 이슬람 경전 쿠란과 IS 찬양 글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대선주자들의 마지막 TV토론 ‘설득을 위한 15분’이 방송되던 중 긴급속보로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개선문과 콩코르드광장을 잇는 곳으로 파리의 ‘심장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목표로 테러가 자행된 점이 알려지면서 충격이 컸다. 경찰당국은 지난 18일 마르세유에서 대선후보를 상대로 폭탄테러를 벌이려 한 혐의로 IS 추종자 2명을 체포했지만 이번 테러를 막지 못했다.

IS가 이번 테러 배후로 거론되면서 강력한 반(反)난민 공약을 내세운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나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이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그간 실업 등 경제 문제가 지지율의 주요 변수였지만 안보 이슈가 최종 표심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과 연계된 외국인의 추방을 주장하는 르펜은 “프랑스를 지키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에 화가 난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피용도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싸움이 돼야 한다며 무슬림을 향한 강경조치를 강조했다.

반면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판세를 뒤집을 만한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와 지난해 7월 니스 트럭테러 직후 르펜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다며 테러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르펜과 선두를 다투는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분열과 공포에 굴복하지 말자”면서도 안보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고, 좌파 ‘프랑스 앵수미즈’의 장뤼크 멜랑숑은 “겁먹지 말자. 민주적 절차를 보여줘 폭력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할 수 없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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