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조력자' 승진 거절하자 안종범 "머리 안 돌아가냐"

김종훈 기자 2017. 4. 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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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상화 전 본부장을 승진시키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이 전화를 걸어 "머리가 안 돌아가느냐"고 다그쳤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조서에는 안 전 수석이 정 전 부위원장을 통해 김 회장에게 이 전 본부장을 승진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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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강한 청탁이.."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김정태 회장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강한 청탁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뉴스1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상화 전 본부장을 승진시키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이 전화를 걸어 "머리가 안 돌아가느냐"고 다그쳤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전 본부장은 최순실씨(61)의 독일 생활을 돕고 정유라씨가 특혜 대출을 받도록 힘을 썼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 김 회장과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이 조서에는 안 전 수석이 정 전 부위원장을 통해 김 회장에게 이 전 본부장을 승진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들어있었다.

두 사람의 조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5년 11월 이 전 본부장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당시 하나은행은 유럽 지점들을 통합 관리할 법인을 룩셈부르크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이 전 본부장은 이에 반대하면서 프랑크푸르트에 법인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2015년 9월에서 10월 사이 정 전 부위원장이 전화를 걸어 "통합 법인 사무실을 프랑크푸르트에 두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이 "룩셈부르크가 비용이 덜 든다"고 말했지만 정 전 부위원장은 다시 전화해 "프랑크푸르트에 설치될 법인의 법인장으로 이 전 본부장을 임명해달라"고 청탁했다. 김 회장은 "아직 법인 사무실이 생기지도 않았다"고 거절했고, 정 전 부위원장은 "어떻게 그렇게 고집이 세냐"고 말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얼마 후 김 회장에게 전화해 "이 전 본부장을 해외업무를 총괄하는 그룹장을 시켜달라"고 했다. 김 회장이 "왜 이런 말씀을 하시냐"고 묻자 정 전 부위원장은 "제가 아니라 안 전 수석이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조직에 큰 문제가 일어난다"며 거절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2015년 12월 "이 전 본부장을 임원급으로 승진시켜 달라"고 또 청탁했다.

김 회장은 이를 거절한 뒤 김한조 전 부회장에게 이 전 본부장이 누구인지 물었다고 한다. 조사 당시 김 회장은 "어떤 사람이길래 어떻게 이렇게 청탁이 강하게 들어오는지 궁금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본부장은 감사를 받은 전력이 있었고 직원들과 대인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이 내용을 보고받은 뒤 "이 전 본부장을 만나 더 이상 청탁하지 말라고 하고 어떤 자리를 원하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 전 본부장이 삼성이나 현대와 거래하는 지점의 지점장을 원한다는 보고가 올라왔고, 김 회장은 그를 삼성타운 지점 센터장으로 보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이때도 김 회장에게 연락해 "당신이 안 전 수석과 직접 이야기하라"고 말했고, 안 전 수석은 "바로 본부장 승진 시키랬지 언제 센터장 승진시키라고 했냐.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냐"고 화를 냈다.

결국 이상화 센터장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청와대 수석의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서에 적혀 있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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