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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前 '발사체 꿈' 재도전.. 젊은이들 절대 꿈 포기 말길"

지건태 기자 입력 2017.04.21. 16:10 댓글 0

"한국은 지금도 충분히 로켓을 쏘아 올릴 기술력이 있습니다. 향후 2~3년 내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주발사체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최 수석연구원은 "로켓과 위성 개발에 필요한 나사의 기초과학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탐사체와 함께 우주선에서 사용되는 소재와 부품 등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공동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인하대 64학번인 최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처음 고체연료로 3단 추진 로켓( IITA-7CR)을 쏘아 올린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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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혁 수석연구원이 19일 모교인 인하대에서 1964년 자신이 개발한 로켓 발사체 모형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하大와 우주발사체 공동연구, 최상혁 NASA 수석연구원

“한국은 지금도 충분히 로켓을 쏘아 올릴 기술력이 있습니다. 향후 2~3년 내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주발사체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최상혁(73) 미국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모교인 인하대에서 만난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나사와의 공동연구소를 국내에 설립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문화일보 3월 31일자 15면 참조) 앞서 지난해 말 미국 정부와 나사 본부의 승인을 얻어 랭글리연구소와 우주개발협약(SAA·Space Act Agreement)을 맺은 인하대는 이날 나사의 심우주 탐사 계획인 ‘헬리오스(Helios) 프로젝트’를 인천산학융합원에서 공동연구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학창시절 못다 이룬 로켓 발사의 꿈에 반세기가 지나서야 재도전하는 셈이다. 인하대가 나사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게 될 심우주 탐사체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화성과 목성을 오가게 된다. 이 같은 연구에 국비 34억 원이 지원된다.

최 수석연구원은 “로켓과 위성 개발에 필요한 나사의 기초과학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탐사체와 함께 우주선에서 사용되는 소재와 부품 등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공동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나사와의 공동연구가 한국의 항공우주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삼성전자의 한 해 매출과 맞먹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인하대 64학번인 최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처음 고체연료로 3단 추진 로켓( IITA-7CR)을 쏘아 올린 주인공이다. 1964년 12월 19일 인천 소래포구 해변에서 50㎞ 상공까지 로켓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당시에는 무기(미사일)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이후 대학 3학년 때 학교 측의 만류에도 혼자서 로켓 추진체(연료)를 연구하다 폭발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다.

“비록 한 손을 잃었지만 단 한 번도 로켓 개발의 꿈은 포기한 적은 없었습니다.” 최 수석연구원은 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 물리교사와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을 거쳐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나사에 들어가 중단했던 로켓 연구에 매진했다. 1980년 그가 입사한 나사의 랭글리연구소는 최근 국내에서도 상영된 영화 ‘히든 피겨스’의 배경이 된 곳이다. 그는 영화 속 실제 여주인공(캐서린 존슨)과도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우주 개발은 끝없는 도전과 의지의 역사일 것입니다. 나사는 많은 젊은 연구자가 실패를 해도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최 수석연구원은 자신도 유색인이지만 영화 속 주인공처럼 심한 차별을 받지 않았다며 오히려 차별보다 무서운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환경이라고 했다.

인천 = 글·사진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