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반대 단체, 일본영사관 소녀상 옆에 이승만·박정희 흉상 설치..구청 곧바로 철거

권기정 기자 입력 2017. 4. 21. 15:46 수정 2017. 4.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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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1일 부산의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진실국민단체’ 회원들이 비닐에 싸 운반해온 가로·세로 50㎝ 크기의 이승만 흉상 설치를 시도하고 있다. 부산 동구청이 곧바로 강제집행해 설치는 무산됐다. /부산경찰청제공

부산의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단체가 소녀상 옆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관할 구청의 제지로 무산됐다.

‘진실국민단체’는 21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바로 옆에 크기의 이승만·박정희 흉상을 설치를 시도했으나 부산 동구청이 강제집행 형식으로 흉상을 철거했다.

이들은 흉상 설치가 무산되자 “영사관 앞 소녀상이 불법으로 설치됐는데도 동구청이 이를 묵인한 채 철거하지 않고 있다“며 “불법에는 불법으로 맞서기 위해 이승만·박정희 흉상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동구청이나 시민단체가 흉상 설치를 막을 권한이 없으며 흉상을 압수했으니 소녀상도 함께 치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 대표 최모씨(36)는 소녀상 설치 이후 소녀상 주변에 각종 쓰레기와 폐가구를 갖다 놓고, 소녀상 반대 문구를 적은 불법 선전물을 붙여 소녀상 지킴이 단체와 갈등을 빚어온 동구 주민이다. 최 씨는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이들과 최근 ‘진실국민단체’를 만들었다.

진실국민단체는 지난 7일 소녀상 주변에 ‘언제까지 일본을 미워할 것인가’라고 쓴 종이를 붙인 폐화분을 갖다 놓고 가로수에 테이프로 꽁꽁 묶어놓은 것도 자신들이 한 일이라고 밝혔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관계자는 “현재 소녀상의 보호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와 법안 제정이 진행 중인데 이들의 악의적인 흉상 건립은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받기 힘들 것”이라며 “소녀상을 두고 우리 국민끼리 대립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해 국가기관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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