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전 그린 만화 "예언서인줄"..화상폰·전기차 모두 등장

주성호 기자 2017. 4. 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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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문 화백 1965년作 '서기 2000년대 생활 이모저모'
원로 만화가 이정문 화백이 1965년에 35년후 미래를 상상하며 그려낸 작품 '서기 2000년 생활의 이모저모'.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2017.4.21/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국산 흑백TV가 생산되기도 전인 1965년, 35년 후 미래를 상상하며 그린 한편의 만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50여년전 상상으로 그린 작품이 오늘 우리의 현실과 소름끼치게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의 작품은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을 지낸 원로 만화가 이정문 화백(76)이 1965년 발표한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35년 후에 달라질 생활상을 상상만으로도 그려낸 이 만화에 묘사된 2000년대 생활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현재와 비슷하다.

우선 만화에 표현된 대부분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대표적인 것이 오늘날 포털사이트를 통해 국민 대부분이 접하는 '인터넷 뉴스'다. 이정문 화백은 1965년 작품에서 이를 '전파신문'이라 표현했다. 만화 속 남성은 가정에서 TV 혹은 PC 모니터 같은 전자기기를 보면서 각종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뉴스는 초고속인터넷의 빠른 보급과 2000년대 초반 포털사이트의 급성장에 힘입어 가능했고 현재는 모바일 뉴스로까지 성장하게 됐다.

공원에서 남자아이가 친구에게 "빨리와"라고 외치며 손에 들고 있는 '소형TV 전화기'는 현재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이미 2000년 중반 휴대폰으로 디지털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게 됐으나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으로 방송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공해가 없다'는 장점과 함께 소개된 전기자동차도 현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로 14년된 테슬라는 최근에는 110년 역사의 자동차 제조사 GM의 시가총액을 잠시 넘어서기도 하며 자동차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국산전기차 '아이오닉' 등을 최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태양열을 이용한 집'은 주택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TV를 보며 집에서 공부하는 모습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TV강의와 사교육 업체들의 인터넷 강의 등으로 현실이 됐다. 가만히 서있어도 저절로 움직이는 도로는 공항이나 지하철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빙워크'에 해당된다.

빗자루를 들고 서서 "청소 따위는 제가 하죠"라고 말하는 로봇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오늘날 가전업체들이 내놓는 로봇청소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만화 속에서는 팔과 다리가 있어 마치 사람같은 로봇을 묘사하고 있어 현실 속 로봇청소기와는 사뭇 다르다.

50여년간 과학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있다.

만화 속에는 TV에 등장한 의사가 가정에서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원격진료'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나 원격진료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온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의료계의 반대와 정치권에서의 정쟁으로 시범사업만 진행 중인 단계다.

이정문 화백은 1965년 상상으로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로 수학여행을 가는 모습을 만화에 담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달나라 수학여행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현실화되지 않았다. 다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주여행은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세계 최고 부호들이 앞다퉈 민간 우주여행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로 순자산 756억달러(약 84조3318억원)을 보유한 전세계 2위 부호 제프 베조스는 민간 로켓제조업체 '블루 오리진'을 설립해 2018년 우주관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도 민간 로켓제조사 '스페이스X'를 통해 2018년말까지 달 근처로 민간인 여행을 보낼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965년 이정문 화백이 만화에 묘사했던 '소형TV 전화기(스마트폰)' '전기자동차'가 오늘날 현실이 되기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인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있었다"며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상상이 현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 케네디 스페이스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모습.© AFP=News1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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