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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리고 깨지고'..대우조선, 선박 고의훼손에 수주 비상

노태영 입력 2017.04.21. 10:53 수정 2017.04.21. 15:46 댓글 0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선박들이 '고의 훼손'으로 보이는 사고를 잇달아 당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절단 부위나 훼손 부위를 볼 때 작업을 하는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손상이 아니라 절단면이 매끄러운 등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소 내 '고의훼손'이 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고의훼손'이 사실이라면 그건 분명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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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노사가 함께 '고의 훼손'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출처 : 대우조선노동조합]


-태국 해군함, 케이블·측정게이지 등 손상
-내부직원 소행 가능성 높아…올해 들어 2번째
-'P플랜' 모면에도 수주 영향 등 회생 우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선박들이 '고의 훼손'으로 보이는 사고를 잇달아 당하고 있다. 올해만 벌써 두번째다. 어렵게 단기적 법정관리인 'P플랜'을 모면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겹치자 노사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다.

21일 대우조선 및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P플랜' 가능성이 커졌던 이달 첫째주 거제에서 작업 중이던 호위함 7049호선에서 케이블과 각종 측정게이지 등의 장비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 호위함은 태국 해군으로부터 수주한 것이다. 훼손 사실을 발견한 이후 노사는 합동으로 점검을 실시했다. 사측 관계자는 "절단 부위나 훼손 부위를 볼 때 작업을 하는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손상이 아니라 절단면이 매끄러운 등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내부 관계자가 훼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작업 현장은 외부 접근이 차단돼 내부 직원이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가 없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다른 선박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군에 인도하는 특수선의 경우 작업장 내 보안이 극도로 엄격하다"면서 "이미 등록된 해당 작업자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초에도 '고의 훼손'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거제에서 발생해 내부적으로 시끄러워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당시에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지만 또 이런 일이 발생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대우조선 거제 조선소 내부에는 CCTV(폐쇄형 TV)가 없다. '인권 침해'를 우려한 노조의 요청을 사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어렵게 자율적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된 대우조선 노사 양측은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회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훼손 사고들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사는 다른 선박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전제로 순찰을 강화했지만 만일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고의 훼손'이 앞으로 추가적으로 발생하면 내부 직원 소행 가능성이 더욱 명확해지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특수선 담당부서에 예방과 단속을 위한 조치 외에도 구성원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자칫 이 사안이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까 조심스럽다"면서 "사고 이후 안전관리(HSE) 부서 400여명의 인원들이 더욱 순찰을 강화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소 내 '고의훼손'이 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고의훼손'이 사실이라면 그건 분명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4년 간 적자를 기록했던 대우조선은 다음달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정성립 사장은 최근 마무리 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1분기 (실적이) 흑자가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흑자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적자를 벗어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수주 잔고는 2월말 기준 108척이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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