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허문명]스탠딩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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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를 치워 버린 스탠딩 콘서트에 처음 갔을 때의 당혹감이란. 하지만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무대와 하나가 됐을 때 느꼈던 자유로움이 기억에 남는다.
오래전 외국에서 술잔을 들고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는 '스탠딩 파티'에서 유일한 동양인 참석자로 어색했던 기억도 있다.
서서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술을 먹는 스탠딩 문화는 우리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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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스탠딩 회의’를 도입하는 기업들 말을 들어보면 서서 회의를 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자리’가 주는 권위와 위계를 없애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한다. 이번 대선에서 스탠딩 TV토론 여론이 높아진 것도 자유와 탈권위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변화된 의식의 반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 TV토론에서 검증에 실패한 결과가 너무 처참했으니 이번만큼은 토론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19일 첫 TV 스탠딩 토론을 두고 “체력 테스트냐” “나름 괜찮다”란 의견이 갈렸다. 양자대결에 적합한 형식을 다섯 명에게 맞추다 보니 한계가 많았다. 하지만 ‘스탠딩’보다는 ‘무(無)대본’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준비된 원고를 줄줄 읽는 모습에 익숙했던 유권자들로서는 선 채로 막무가내 공격에 맞서는 후보들의 표정, 목소리, 돌발 행동을 보는 게 신선했다. 이참에 더 다양한 시도를 할 만하다.
▷미국은 3차례의 대선 후보 TV토론 중 두 번째는 ‘타운홀 미팅’을 해서 표심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초청해 현장에서 즉석 질문을 한다. 주제에 제한이 없고 질문 내용과 순서는 사회자만 안다. 청년실업자의 난감함, 워킹맘의 고민이 그대로 전파를 탄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맞붙은 타운홀 미팅은 6560만 명이 TV로 지켜봤다. 타운홀 미팅에서 후보는 서거나 앉거나 자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역시 ‘콘텐츠’라는 것을 깨닫게 한 첫 한국식 스탠딩 토론이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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