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대선후보, 국민 불신 키우는 무책임 공약 삼가야

입력 2017.04.21. 00:11 수정 2017.04.21. 01:53

한국정치학회가 17·18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이행 여부를 분석한 결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책공약 상당수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7대 대선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747'(7% 경제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7대 경제강국) 공약과 특별검사 상설화법, 남북경제협력단지 나들섬 구상 등이 대표적인 미이행 공약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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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선공약 미이행 수두룩
19대 대선 공약집 없는 '깜깜이'
유권자 현명한 판단 더욱 중요

한국정치학회가 17·18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이행 여부를 분석한 결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책공약 상당수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7대 대선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747’(7% 경제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7대 경제강국) 공약과 특별검사 상설화법, 남북경제협력단지 나들섬 구상 등이 대표적인 미이행 공약으로 꼽혔다. 18대 대선 후엔 박 전 대통령의 제1공약인 경제민주화가 논쟁만 벌이다 흐지부지됐고,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공약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외교안보 공약은 남북한 경색 국면으로 실종되다시피 했다. 사회·여성·문화·교육 분야는 구체적 수단이 없는 ‘모호한 공약’이 37.9%에 달했고, 공약 미이행률은 21.1%로 이 전 대통령(17.8%)보다 높았다.

문제는 18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이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정책공약집조차 내놓지 못해 ‘깜깜이 대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어떤 공약에 재원이 얼마 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대차대조표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들은 큰 틀의 설계 없이 ‘쪽지 공약’만 연일 내놓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재원 확보 방안 없이 내놓는 공약은 지켜지기 어려운 만큼 유권자들을 속이는 것이나 진배없다. 17·18대 대선 공약 재탕이나 기존 복지제도에 지급액만 늘린 공약도 많다. 선심성 공약이 남발된 과거 대선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총체적 부실 공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이 상당 부분 유사하다. 노인 기초연금 월 30만원으로 인상, 월 10만원 아동수당 신설, 국공립유치원 이용률 40%까지 확대,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등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이 숱하게 많다. 공약만 보면 누구 공약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치학회는 “지난 대선에서 후보별로 비슷한 공약이 많았는데, 차별성이 없다는 건 후보들이 보여주기 식 공약을 내놨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 당선자는 준비기간 없이 곧바로 국정을 꾸려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약마저 부실해 과연 집권 준비가 제대로 돼 있는지 의문이다. 대선 직후 새 대통령 국정철학에 따라야 하는 정부 부처들도 유력 후보들의 정책이 무엇인지 감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칫 반듯한 청사진 없이 국정운영에 들어갈 판이다.

유권자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후보들이 쏟아낸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에 우리 정치의 성패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