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리얼극장 행복'에서 이상아 모녀가 서로의 상처를 털어놓았다.

20일 밤 방송된 EBS '리얼극장 행복'에서는 이상아와 이상아 엄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인형 같은 외모로 데뷔하자마자 ‘책받침 여신’이 된 1980년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 이상아. 청춘 드라마의 주인공은 물론 각종 CF를 섭렵하며 지금의 아이돌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상아는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으로 '주홍글씨'가 새겨진 이후 브라운관에서 사라져야 했다. 이상아는 경제적인 문제로 세 번째 결혼마저 실패하는 아픔을 겪어야했다.

이상아는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살았다고. 이제 이상아는 바닥에서부터 다시 일어서야 하는 가혹한 현실 앞에 놓이게 됐다.

14살에 연예계에 데뷔해 그 누구보다 화려한 인기를 누렸던 하이틴 스타에서 복잡한 사생활의 여배우로 전락한 이상아. 그 이면에는 한량인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와 두 자매를 부양해야 했던 소녀 가장 이상아의 애환이 숨겨져 있었다. 소녀 가장이라는 짐이 무거워 도피로 나만의 가족을 찾아 선택했던 첫 결혼. 그 결혼이 억울한 루머 속에 끝나면서 이상아는 결혼의 굴레에 갇히고 말았다.

그로 인해 이상아는 연기자로서 설자리를 잃었고 가족 속에서도 돌아갈 자리를 찾지 못 했다. 그 이후 이상아의 심리상태가 공황 장애에 빠진 것은 물론 모녀의 관계마저 멀어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지난 세월의 작은 빌미까지 끄집어내 주고받은 대화는 고스란히 서로의 가슴에 상처로 남아있었다. 소녀 가장이었던 딸 이상아와 자식에게 의탁해야했던 어머니의 말 못할 고립감이 충돌했던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힘들 때 엄마부터 찾지만, 자신이 가족을 책임지는데 길들여졌던 이상아는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편견 속에서도 혼자 고립감을 견디며 스스로 살길을 찾느라 버둥거렸고, 이상아가 찾아낸 방법이 결혼이었다. 하지만 어린 딸의 손에 가족의 생계를 의탁해야 했던 어머니는 그 자격지심에 딸의 잘못된 선택을 제지할 힘이 없었다.

이상아 엄마는 이날 "내가 나가서 돈을 벌어 애들을 책임졌어야 했는데, 딸이 어렸을 때부터 가장 노릇을 했다. 그게 미안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상아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자격지심이라고 표현했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또한 이상아는 엄마가 자신의 결혼을 반대했던 이유가, 상대 남자가 돈이 없어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이상아 엄마는 딸 이상아가 자신을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힐난에 말문이 막혔다.

가장 힘들 때 엄마에게 위로를 받지 못한 것이 이상아에겐 가장 큰 상처였다. 이에 이상아 엄마는 "알아서 털어내길 바랐기 때문에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지금도 이상아 모녀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오해와 자격지심에 제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한 채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이상아는 자신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17살의 딸을 키우며, 그 딸이 엄마의 주홍글씨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제야 어머니를 이해하게 됐다고.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느라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었던 모녀는 7박 8일에 걸친 중국 청도로의 여정을 통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의 속마음을 고백하며 서로에게 다가섰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EBS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