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갱도 같아"..열악한 선체 내부에 수색 난항

이가혁 입력 2017. 4. 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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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감사하고 힘내세요!" 의경이 유족에게 '위로 그림'
스마트폰 등 추가 발견..복원에 한 달 걸릴 듯

[앵커]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말씀드렸다시피 만만치 않습니다. 현장에선 마치 붕괴된 지하 갱도 같은 모습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고, 그 안에 쌓여있는 진흙은 너무 굳어서 삽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런 와중에도 주인 잃은 휴대폰은 또 발견됐습니다. 목포신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오늘(20일)은 그림 하나를 먼저 소개해줄 게 있다고요? 어떤 사연이 담긴 겁니까?

[기자]

네, 수색 소식을 전해드리기 전에 유가족이 오늘 아침에 받은 그림 한 장을 먼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나가는 한 장의 사진을 잠시 보시죠.

수첩 위에 볼펜으로 정성스럽게 그린 노란 리본입니다. 그 아래에는 "엄마 감사하고 힘내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바로 유가족들이 머무는 천막 근처에서 교통 통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경 최 모 상경이고요. 그림을 받은 사람은 단원고 희생자 오영석 군 어머니 권미화 씨 입니다.

매일 몇 시간씩 아스팔트 위에서 고생하는 최 상경을 권 씨가 하늘에 있는 아들처럼 여겨왔고, 최 상경 역시 이런 권 씨에게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수첩에 그림을 그려 오늘 아침에 선물한 겁니다.

마침 3년 전 오늘은, 세월호 침몰 나흘 만에 권 씨가 바닷 속에서 아들의 시신을 찾은 '기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날 그림을 받아본 권 씨는 "아들이 어딘가에서 대신 전해준 것만 같다"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앵커]

선체 내부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까 제가 전해드리기로는 여러 가지로 굉장히 힘들다고 전해드렸는데요.

[기자]

오늘 선체 4층 선수의 객실 부분에 한 개의 구멍을 더 뚫어 진입로를 총 2개 확보했습니다. 모두 단원고 남학생들이 머물던 객실 부분입니다.

하지만 좀처럼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습니다.

선체 내부에 쌓인 것들이 워낙 많아 작업자 한 두 명이 간신히 안으로 들어간 뒤,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진흙을 걷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흙도 상당히 뻑뻑한 상태라 삽이 잘 들어가지 않아, 손으로 걷어내 양동이에 담아 선체 밖으로 빼내고 있습니다.

이런 수색 작업을 지켜보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도 착잡합니다.

작업 현장 관계자들은 "선체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로 1.2m, 세로 1.5m인 진입로 구멍 크기를 조금 더 확대해서 작업자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수색 과정에서 스마트폰 2대를 발견했는데, 오늘도 2대를 더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에 참사 당시 상황이 담겼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처리하게 됩니까?

[기자]

오늘 스마트폰 2대, 디지털카메라 1대를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가 어제 발견된 것과 함께 총 4대 가운데 스마트폰 3대, 디지털카메라 1대를 수거해서 분석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복원 작업은 길게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저장된 사진이나 영상 가운데 침몰 직전 상황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복원에 성공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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