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진통 계속..성주골프장 인근서 주민-경찰 충돌, 2명 연행
[경향신문] 20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골프장 진입로에서 장비 반입을 가로막는 주민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원불교 교무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이하 성주투쟁위)는 이날 오전 6시25분쯤 미군 소유로 추정되는 중장비 2대가 김천시 남면 월명리를 지나 성주골프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주민들을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는 성주골프장 주진입로(왕복 2차로 도로)가 아닌, 골프장과 김천 방면을 연결하는 승합차 한 대 정도가 오갈 수 있는 우회 농로다.
소식을 듣고 모인 주민 등 20여 명은 중장비의 골프장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했다. 경찰은 9개 중대 7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자 경찰은 차량 등을 이용해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 이날 오전 7시10분쯤 공사용 중장비 2대를 통과시켰다. 중장비는 토양이나 석탄 등을 삽으로 퍼올려서 운반할 수 있는 ‘셔블로더(shovel loader)’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주투쟁위 측은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주민 수 명이 다쳤다”면서 “부상자 중 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오전 8시30분쯤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 이동식 화장실 등을 실은 5t 트럭과 폐기물 처리 차량 등 3대가 성주골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진입했지만, 주민들은 이를 막았다. 트럭은 성주골프장 진입을 포기하고 길을 돌렸다.
성주투쟁위와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도로 위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오전 9시30분쯤부터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의식을 잇따라 가졌다. 경찰은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성주투쟁위 등은 종교의식이라는 이유로 이에 따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오전 11시58분쯤 원불교 교무 ㄱ씨(32)와 신원이 불명확한 ㄴ씨(51)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오후 4시 현재 경북 칠곡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박수규 성주투쟁위 상황실장은 “성주골프장은 아직 미군 측에 부지 공여가 이뤄지지 않은 곳인데, 미군 장비가 진입한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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