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대선토론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말말말 "정책을 검증하랬더니 과거이야기만"
새로운 가능성과 동시에 아쉬움을 남긴 토론이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 5인의 대선후보들은 19일 KBS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공약과 비전을 놓고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대선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이날 '스탠딩 토론' 형식은 시작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단 말처럼 색다른 면은 보여주지 못했다.

후보들이 의자에 앉지만 않았을 뿐 이전의 토론과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단 사회자의 중재없이 각자 9분의 시간동안 자유롭게 묻고 답할 수 있는 형식이 도입되면서 틀에 박힌 질문에 준비해온 교과서적인 답변을 나열하는 토론형식을 벗어날 수 있었다.

주도권 토론이 아닌 시간정량제 시도는 새로웠지만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되면서 정작 본인들은 타 후보에 대한 질문보다는 답변에 대부분의 시간을 쓸 수 밖에 없단 한계를 드러냈다. 홍준표 후보의 경우 질문을 많이 받지 못해 3분 가량을 정견발표처럼 발언하기도 했다.

치열한 토론 속에서 정책검증을 기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TNMS가 전국 3200가구를 대상으로 시청률 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19일 밤 10시부터 KBS1과 YTN 그리고 연합뉴스 3개 채널에서 동시에 생방송을 한 ‘2017 대선후보 초청토론’ 전국 시청률은 24 %를 나타냈다. 지난 13일 목요일 밤10시부터 SBS와 연합뉴스가 동시에 방송한 1차 대선주자 토론 전국 시청률 합 10.5%보다 13.5 %p 증가한 수치다.

새로운 형식이 도입된 대선후보 TV토론에 대해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한 네티즌은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의 '포스터 당명 비노출' 문제 언급에 대해 "토론회 PPL은 나이키였다"는 뼈있는 댓글을 달았다.

안 후보는 "왜 당명을 뺐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 "포스터에 초록색이 70%를 차지하고 있고 국민이라는 말과 기호도 다 나온다"면서 "나이키 로고를 보고 나이키라고 써있지 않아도 다들 나이키인걸 알지 않느냐. 포스터도 마찬가지로 다들 아신다"고 답변했다.

안철수 포스터에 이력이나 당명을 빼고 창의적으로 디자인한 문제는 이미 수많은 뉴스를 통해 소개가 되고 이슈가 된 내용인데 굳이 TV토론회에서 후보자의 입을 통해 직접 검증할만한 문제였는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심상정 후보가 토론 도중 사회자 역할을 자청하며 "도대체 언제까지 대북송금 얘기를 할거냐. 그게 언제적 이야기냐"라고 성토했듯이 네티즌들의 답답함도 비슷했다.

네티즌들은 "앞으로의 정책을 토론해야하는데 과거이야기만 하더라. 토론 면접이면 모두 탈락이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KBS토론 엉성했다. 그냥 의자만 없애면 스탠딩 토론인가"라는 비판도 있었다. "미래 비전은 어디가고 한참 지난 과거사로 기억력 테스트하나. 식상하다"라는 반응도 주를 이뤘다.

아울러 "문재인은 공격만 받느라 공격할 기회가 없었고 홍준표는 말걸어 주는 이 없어 외로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