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국방백서 '북한=주적' 있다? 없다?

이재원, 오세중 기자 2017. 4. 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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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종합) Q&A로 본 문재인 vs 유승민 공방.. 2004년 '주적' 표현 없애

[머니투데이 이재원, 오세중 기자] [[the300] (종합) Q&A로 본 문재인 vs 유승민 공방… 2004년 '주적' 표현 없애]

"북한이 주적입니까? 북한이 우리 주적입니까 주적?"(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대통령으로서는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통령 되시기 전에 우리나라 국방부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우리 주적이다' 이래 나오는데."(유 후보)

"국방부로서는 할 일이죠. 그러나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문 후보)

"아니, 대한민국 정부 공식 문서에 북한군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가 북한군을 주적이라 못한다? 그게 말이 되겠습니까?"(유 후보)

지난 19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제19대 대선후보 초청토론' 자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대화 내용이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정부 공식 문건인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으로 명기돼 있다고 몰아세웠다. 문 후보는 '국방부가 할 일'이라며 주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토론 직후부터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주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주적 개념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유 후보 주장의 사실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국방백서는 어떤 문서?
▶국방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릴 목적으로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보고서 형태의 책자다. 2년에 한 번씩 발행하고 있다. 1967년 박정희정부에서 처음 발간됐지만 이듬해인 1968년 발간이 중단됐다. 이후 1988년 창군 40주년을 맞아 재발간해 2000년까지 매년 발간했다. 2001년 11월 군무회의에서 2년마다 5월에 발간하기로 결정하였으나 당시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 등의 문제로 2002년 5월에는 발간되지 않았다. 대신 같은 해 12월 김대중정부가 추진한 국방정책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1998~2002년 국방정책'이 발간됐다. 2004년 5월부터 2년 간격으로 정기 발간되고 있다. 현재 2016년판이 최신판이다.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주적'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최신판인 2016년 국방백서에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국방백서 제2절 1항 국방목표에는 북한이 아닌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북한만이 아니라 어느 국가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주적'이라는 표현 자체가 없다.

-그럼 북한은 어떻게 규정하나?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전제한다. 즉 북한에 있는 모든 주민이나 위협에 가담하지 않는 사람 또는 위협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북한을 '적' 개념으로 볼 수 없음을 암시한 것이다.

-과거에는 '주적'으로 규정했나?
▶맞다. 주적 개념을 처음 명기한 것은 1995년 국방백서에서다. 1994년 제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박영수 북측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것이 계기가 돼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0년판 국방백서까지는 북한을 지칭하는 데 있어 '주적'으로 규정했다. 당시 국방백서의 국방목표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한다 함은주적인 북한의 현실적 군사위협뿐만 아니라…'로 돼 있다.

-언제 삭제됐나?
▶노무현정부가 발간한 2004년 국방백서부터 삭제됐다. 당시 백서에서는 북한을 '직접적 군사위협'으로만 표현했다. 2006년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2008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표현되다가 이명박정부인 2010년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명시된 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역시 '주적'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다.

-왜 '주적' 개념이 사라졌나?
▶노무현정부의 안보정책 구상인 평화번영정책을 위한 국방정책과 국방개혁 방향 등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2003년 헌법재판소가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임과 동시에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라는 성격도 아울러 갖고 있다"고 북한정권의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판시하면서다.

-이번 논란에 대한 국방부 입장은?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016년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현돼 있다. 표현 그대로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문제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국방백서에 나와 있는 표현대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더 이상 거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시 '주적' 개념이 등장할 가능성은?
▶2016년 국방백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 등을 열거한 뒤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했다. 북한의 위협이 제거될 경우 개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지만, 반대로 북한의 도발이 거세질 경우 다시 '주적'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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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오세중 기자 jayg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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