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더 이상 '미니(MINI)'가 아니다, 컨트리맨 올4

2017. 4. 20. 0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컨트리맨은 미니가 세계적인 소형 SUV 흐름을 타고 개발한 전략제품이다. 미니 해치백을 부풀린 듯한 외관과, 미니 특유의 고카트를 연상시키는 주행감성에서 멀어진 탓에 '더 이상 미니답지 않다'는 평을 많이 들어왔다. 최근 국내에 출시한 2세대 컨트리맨도 마찬가지다. 세대교체를 거쳤지만 크기의 변화폭이 워낙 커서 차급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디자인
 구형보다 길이(+199㎜), 너비(+33㎜)가 대폭 늘어난 덕분에 비례가 많이 달라졌다. 그에 비해 높이는 13㎜ 정도만 커져 더 넓고 길어 보인다.

 외관은 곡면을 펴고 각을 더해 절제한 분위기다. 전면부는 모서리를 살린 헤드 램프와 육각형 그릴로 컨트리맨의 정체성을 유지했으며, 보다 강인한 인상으로 변모했다. 그릴 패턴은 엔진 성능에 따라 가로형, 그물형으로 차별화했다. 측면은 반듯한 선과 함께 펜더에 캐릭터 라인을 더해 개성이던 둥그런 느낌을 줄였다. 앞·뒤 범퍼 아래와 로커 패널엔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대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했다. 후면부는 껑충하지만 차체가 커보이진 않는다. 뒤로 갈수록 낮아진 루프라인 때문에 스포일러가 아래로 내려와 납작해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범퍼 중앙의 길다란 패널을 검정색으로 처리했지만 차라리 차체 색과 같은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실내는 전매특허인 원형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시동버튼을 비롯한 토글 스위치도 고스란히 간직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평범한 분위기에 가까워졌다. 프리미엄 패션카를 지향해 왔지만 보편적인 이미지가 더 커진 것이다. 원 2개를 겹쳐 놓은 듯한 계기판은 여전히 앙증맞다. 송풍구 디자인은 사각형 모서리를 둥글린 테일 램프를 모사해 내외관을 잇는 일관성을 부여했다. 모니터가 사각형이 아닌 점이 신선하다. 그 아래로 쭉 뻗은 고광택 패널은 단조로움을 줄였다. 시트는 몸에 닿는 밀착감이 높다.

 차체 크기 변화에 따른 혜택은 뒷좌석이 가장 크게 입었다. 휠베이스가 75㎜ 길어지면서 다리공간의 여유가 늘어나서다. 슬라이드 기능을 갖춰 앞뒤 위치를 130㎜까지 조절할 수 있다. 3명이 탈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 점도 특징이다. 적재공간은 450ℓ가 기본이다. 전체 길이가 길어 일반 소형 SUV에 뒤지지 않는 공간이다. 4:2:4 비율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390ℓ까지 넓힐 수 있다. 트렁크 도어는 버튼을 눌러 전동식으로 닫을 수 있으며, 발동작으로 열 수 있는 '이지 오프너'를 지원한다.







 ▲성능
 동력계는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활용한 4기통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 150마력과 최대 33.7㎏·m를 낸다. 최고 190마력, 최대 40.8㎏·m의 고성능 SD도 선택할 수 있다. 가속력은 넘치치 않고 여유가 있는 정도다.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시점은 예전과 같지만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효율을 높였다.

 1세대에 비해 달라진 주행특성은 시동을 걸자 바로 드러난다. 소음, 진동이 확연히 줄어든 것.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가벼워져 조향 시 팔에 힘이 덜 들어간다. 하체 설정도 제법 부드러워 여러모로 운전이 편해졌다. 그럼에도 미니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 감각은 살아있다. 주행 모드는 다른 미니와 같이 그린, 일반, 스포츠의 세 가지를 제공한다.

 4WD 시스템인 '올4'는 전기 기계식 방식에서 전기 유압 클러치 방식으로 변경해 반응속도가 빨라졌지만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미미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비중을 높인 고장력 강판 기반의 견고한 차체 덕에 주행안정성은 개선된 감각을 보였다.


 오프로드 시승에서 진입한 웅덩이 경사구간은 1개 이상의 바퀴가 떠서 구동력을 지면에 전달할 수 없는 곳이다. 컨트리맨은 적극적으로 지면에 닿은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무리없이 통과했다. 단단한 차체 강성 덕에 차체가 비틀리는 조짐도 느끼지 못했다. 이어진 철길 구간에선 차체가 좌우로 요동쳤다. 그러나 진동의 여운이 적어 예상보다 편했다. 옆으로 기울어진 좌우경사도는 무게중심을 낮춘 설계 덕분에 안정적으로 극복했다. 경사로 위쪽으로 최대한 붙여봤지만 옆으로 넘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중이 우측으로 쏠렸음에도 구동계는 제대로 작동했다.

 미니는 기계적인 장치 외에 오프로드 주행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전용 기능도 마련했다. '미니 컨트리 타이머'는 오프로드 운전 난이도를 자동으로 기록해 주행시간과 빈도 등의 정보를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모니터에 표시한 과격한 컨트리맨의 이미지가 제법 귀엽다.



 ▲총평

 해치백과 클럽맨이 그랬듯이 컨트리맨도 더 커진 만큼 편하고 상품성도 향상됐다. 이는 '작고 간결함'의 대명사였던 미니의 정체성이 희석된 느낌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오랜 전통을 지닌 명차들이 현실과 타협하면서 진화하는 과정과 같은 흐름이다. 그래서 '미니같지 않은 미니'란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듯하다.

 판매가격은 4,340만~5,540만 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시승]하이브리드 초월한 EV,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시승]다재다능한 재주꾼, 볼보차 크로스컨트리
▶ [시승]역동성+안정성, 재규어 XE 20d AWD
▶ [그 남자의 시승]기본기+독창성, 시트로엥 그랜드 C4피카소
▶ [시승]날마다 고성능, 볼보차 S60 폴스타

Copyright © 오토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