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우 모르는 한국전력의 방신봉 '강제은퇴'

2017. 4.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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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비가 내리던 날, 휴대전화가 울렸다.

한국전력 센터 방신봉(42)은 마음의 각오를 하고 받았다.

한국전력 구단은 방신봉에게 선수 은퇴 후 생활 방편을 마련할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1~2시즌만 더 뛰고 영원한 한국전력맨으로 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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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봉. 스포츠동아DB
17일 비가 내리던 날, 휴대전화가 울렸다. 한국전력 센터 방신봉(42)은 마음의 각오를 하고 받았다. 김철수 신임 감독이었다. “할말이 있으니 좀 보자”고 했다. 나가 보니, 예상 했던 말이 화살처럼 날아왔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긴 말할 필요 없었다. 말한다고 바뀐 상황은 아니었으니까.

33년 동안 해왔던 배구와의 이별은 이렇듯 짤막했고, 건조했다. 말이 은퇴지, 방출이자 강제퇴직이었다. 한국전력 구단은 방신봉에게 선수 은퇴 후 생활 방편을 마련할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 방신봉은 “계약직 신분이 그렇지 않느냐”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을 뿐이다. “난감했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생각하니 2~3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방출을 시켜도 좀 일찍 얘기를 해줬으면 다른 팀 코치 자리라도 노크해봤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1~2시즌만 더 뛰고 영원한 한국전력맨으로 남고 싶었다. 그러나 회사 방침이 그렇다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잘 안다. 서운했을 법한데도 한국전력을 향해 모진 말 한번 하지 않았다.

지금 V리그는 센터난이다. 만에 하나 다시 기회가 온다면? 방신봉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평생 배구밖에 모르고 산 인생이기에 지도자를 위한 공부는 시작할 생각이다. V리그 통산 719블로킹(역대 3위)을 해냈고, 두 차례에 걸쳐 블로킹왕에 오른 ‘거미손’은 그렇게 정든 코트를 쓸쓸히 떠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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