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오도현
성남FC 수비수 오도현이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32강 청주시티FC(K3리그)와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분 헤딩 역전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성남=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204일 만에 안방 승리다.

K리그 챌린지(2부) 최하위로 추락한 성남FC가 FA컵 경기에서 모처럼 홈 팬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성남은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32강(4라운드) 청주시티FC(K3리그)와 경기에서 오도현의 헤딩 결승골과 브라질 공격수 파울로의 멀티골을 앞세워 3-1로 이겼다. 성남이 홈에서 이긴 건 K리그 클래식(1부) 시절인 지난해 9월17일 수원FC전 2-1 승리 이후 무려 204일 만이다. 지난달 29일 수원FC와 FA컵 3라운드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기긴 했으나 공식 기록은 0-0 무승부다. 지난해 충격의 2부 강등 이후 박경훈 신임 감독 체제에서 명가 재건을 꿈꾼 성남. 그러나 뚜껑을 연 성남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공격은 침묵, 수비는 붕괴였다. 챌린지 초반 7경기에서도 무승(2무5패) 부진에 빠지며 10개 팀 중 최하위로 밀려났다. 아마추어축구 K3리그 소속인 청주시티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해야 했다.

박 감독은 사흘 전 경남FC(1-2 패)와 7라운드에 나선 선발 11명 중 미드필더 김영신을 제외하고 골키퍼까지 10명을 싹 바꿨다. 시즌 첫 승리도 중요했으나 주말 아산 무궁화 원정 경기를 앞두고 주전 요원의 체력을 비축할 수밖에 없었다. 선발 11명 중 리그 6경기를 뛴 파울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출전 횟수가 3경기도 채 되지 않았다. 특히 수비진에서는 문지환, 김민규가 나란히 처음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각각 리그 1경기를 소화한 골키퍼 양동원과 수비수 오도현 역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아무리 프로 레벨의 선수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 실전 경험을 쌓지 않은 건 티가 났다. 초반 청주시티 공세에 고전한 성남이다. 청주시티는 예상과 다르게 수세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빌드업으로 성남 수비를 흔들었는데, 전반 18분 최정용의 중거리슛, 전반 20분 김준영의 헤딩 슛이 성남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당황한 성남은 수비진서부터 잦은 패스 실수를 범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흐름을 깬 건 주전급 공격수인 파울로다. 전반 40분 청주시티 수비진이 방심한 사이 이현일의 오른쪽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5분 뒤 청주시티가 역습 상황에서 강윤호가 때린 슛을 성남 양동원 골키퍼가 쳐냈는데, 문전으로 쇄도한 김준영이 오른발로 밀어넣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파울로
성남FC 공격수 파울로가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32강 청주시티FC(K3리그)와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골 뒤풀이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래도 프로는 프로였다. 동점골을 내준 박 감독은 후반 들어 이지민과 김민규 등 윙백 요원을 전진 배치, 공세적으로 나선 청주시티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후반 3분 만에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지민이 차 올린 공을 수비수 오도현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성남은 5분 뒤 다시 한 번 이지민이 왼발로 크로스한 공을 파울로가 문전으로 달려들어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순식간에 3-1로 벌어졌다. 여유가 생긴 박 감독은 후반 15분 이창훈을 빼고 리그서 골 가뭄에 시달리는 황의조를 투입해 공격 속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더는 골을 추가하지 못한 채 두 골 차 완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9경기 만에 첫 승리를 신고한 성남은 마음을 다잡고 아산과 리그 8라운드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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