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은 中일부' 발언 파장..트럼프 실언인가, 시진핑 속내인가

2017. 4.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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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강대국 정치 소용돌이 속에 있는 한국 상황 보여줘"
(워싱턴DC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이 일부였다"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미 온라인매체 쿼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이후 공개된 인터뷰 전문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중국과 한반도, 북한이 아닌 한반도(Korea) 역사에 대해 언급했다. 수천 년 역사와 수많은 전쟁에 대해서.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한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천 년 역사를 '10분' 동안 듣는 과정에서 오해한 것인지, 혹은 통역 실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ulls@yna.co.kr

전문가 "강대국 정치 소용돌이 속에 있는 한국 상황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한반도 관련 대화 내용을 전하면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6~7일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한반도, 북한이 아닌 한반도(Korea) 역사에 대해 말했다. 수천 년 역사와 수많은 전쟁에 대해서.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엄청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실제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 발언을 특유의 화법으로 과도하게 단순화시킨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거 임진왜란 때처럼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하면 중국에도 영향이 있었다든가, 역사적으로 중국이 한반도에 영향력을 가졌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 주석 발언은 과거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는 정도였을 것"이라며 "강대국끼리 서로 충돌하지 말고 (한반도와 관련한) 상호 전략적 이익을 존중해주자는 취지의 언급이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한 것과 비슷한 발언을 했다면,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가 현재 한반도를 보는 적나라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시 주석이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강대국 정체성으로 출범한 시진핑 정권 대외정책의 한 단면을 보여준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 실장은 "시진핑 정권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3원칙(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더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 및 확대'를 사실상 제4원칙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함께 걷는 모습.

문대근 한중친선협회 중국연구원장은 "1945년 이후 미국이 남한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원래 한반도 전체는 중국의 '관할권' 하에 있었다고 주장한 맥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원장은 "1971년 '상하이 코뮤니케'를 통해 미·중은 각각 남한과 북한에 대한 상대국의 영향력을 존중하기로 했는데, 미국이 최근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데 위기의식을 느낀 시 주석이 한반도 전체에 대한 역사적 영향력을 거론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 주석 발언의 정확한 맥락과 내용은 확인할 길이 마땅치 않지만 어쨌든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중국을 비판하며 쓴 표현대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조공국가' 식의 인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시 주석 주최 환영연회와 관련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쓴 '만방래조'(万邦來朝, 온 주변국가가 조공을 바치러 온다는 뜻)라는 표현이 현 중국 지도부와 국민의 '속내'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일로 드러났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국의 엄혹한 대외 환경을 보여준 일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종호 실장은 "한국이 강대국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있음을 보여준 일"이라고 말했다.

또 김흥규 아주대 교수(중국정책연구소장)는 "이처럼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을 타개하고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복안과 전략을 대선 후보들이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대오각성해서 외교·안보에 대한 정합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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