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직접 폐쇄 아냐"..숨진 '혼술남녀' 조연출 동생 페이스북 계정 누가 막았나

윤승민 기자 2017. 4. 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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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사망사건’ 기자회견에서 드라마 조연출을 맡았다가 지난해 사망한 고 이한빛 PD의 모친인 김혜영씨(앞줄 왼쪽 세번째)가 아들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지윤기자

지난해 tvN의 인기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숨진 고 이한빛 PD의 동생이 쓰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계정이 이 PD 사망의 진상 규명을 촉구한 기자회견날 밤 폐쇄됐다. 동생의 계정에는 이 PD의 생전 근무 내용과 유족들이 CJ E&M 측에 이 PD 사망 원인 진상 규명을 요구한 과정을 쓴 글이 적혀 있었다. 계정 주인인 동생이 직접 폐쇄를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폐쇄 과정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다.

19일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쯤 고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씨의 페이스북 계정이 비활성화 됐다. 이런 사실은 이씨의 지인이 18일 오후 10시30분쯤 페이스북에 ‘이씨의 계정’이 삭제된 사실과 이씨가 하루 앞선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렸던 원본 글을 캡처해 게시하며 알려졌다.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이한솔씨는 페이스북에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동생 이씨는 이 글을 통해 CJ E&M이 형의 사망 원인을 ‘개인의 나약함’으로 몰아가고, 형에 대한 ‘학대나 모욕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한 일을 밝혔다. 이 PD가 남긴 녹음파일과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에 이 PD를 사망 후 ‘X새끼’로 칭하며 비아냥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J E&M 측이 밝히지 않았던 이 PD의 근무 당시 상황을 다른 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확보해 밝히기도 했다.

이 글은 이한솔씨의 페이스북뿐 아니라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통해서 공개됐다. 그러나 기자회견 당일 밤 이 글이 담긴 계정이 갑자기 폐쇄돼 이씨가 처음 올린 원본 글을 확인할 수 없게 됐다.

대책위 측 김영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이한솔씨가 스스로 계정을 비활성화(폐쇄)한 것은 아니다”라며 “페이스북 측에 계정이 갑자기 폐쇄된 이유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국내법인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계정이 같은 내용의 댓글을 복사해 단기간에 여러 군데에 달았거나, 단기간에 여러 사람에게 친구신청을 했을 때 계정이 갑자기 폐쇄되는 경우가 많다”며 “신고가 들어왔으면 계정 폐쇄 여부를 검토하지만, 신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 들어온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계정이 폐쇄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글 내용을 보고 페이스북이 계정을 정지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용자 검열이므로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포르노그라피가 아닌 이상 글 내용으로 계정을 폐쇄하지 않는다”며 “이한솔씨 본인이 계정 폐쇄 이유를 문의하면 본인에 한해 폐쇄 사유를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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