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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약점 잡힌 류현진, 체인지업 의존증


입력 2017.04.19 14:31 수정 2017.04.21 10:5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콜로라도전 6이닝 7피안타 4실점 시즌 3패째

구위 떨어진 5회부터 체인지업 구사 크게 늘어

직구의 힘을 잃은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경기 3피홈런 굴욕을 맛봤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동안 7피안타(3피홈런) 4실점 7탈삼진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팀이 1-4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첫 단추부터 꼬인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찰리 블랙몬과의 승부에서 왼쪽 방면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1사 2루 위기서 상대 강타자 놀란 아레나도를 상대로 잘 제구된 낮은 직구를 던졌지만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류현진은 3회 다시 마주한 아레나도에게 또 한 번 기분 나쁜 행운의 2루타를 맞고 말았다. 다행히 후속 타자 카를로스 곤잘레스를 헛스윙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이닝을 마쳤다.

4회 다시 피홈런이 나왔다. 류현진은 트레버 스토리를 상대로 던진 2구째 직구가 한 가운데 쏠렸고, 쭉 뻗어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류현진은 곧바로 이어진 4회말 공격 때 팀이 득점 찬스를 맞이해 대타 교체가 예상됐으나 그대로 타석에 들어섰고, 시즌 첫 안타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다저스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1득점만 한 채 잔루 만루에서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류현진은 5회, 이번에도 아레나도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직구만 연거푸 3개 던졌고, 이를 놓칠 리 없는 아레나도였다. 이후 류현진은 6회에도 등판해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올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한 뒤 바에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투구수는 올 시즌 가장 많은 97개였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와 볼은 64-33으로 나타났다. 제구는 나쁘지 않았으나 계속해서 도망 다니는 피칭을 하다 보니 볼의 개수가 늘어났다.

류현진은 이닝별 투구수 및 구종. ⓒ 데일리안 스포츠

가장 심각한 점은 직구가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류현진의 피홈런 3개는 직구를 던지다 맞을 정도로 위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97개의 투구수 중 직구가 46개였고, 체인지업 또한 32개를 던질 정도로 변화구 의존도가 심했다. 특히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진 6회에는 13개의 공 중 체인지업의 비중이 9개나 됐다.

피홈런 2개를 내준 아레나도와 같은 특급 타자에게는 직구가 읽힌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류현진인 1회 아레나도에게 첫 홈런을 내준 뒤 3회에는 체인지업만 4구 연속 던져 승부를 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직구의 위력이 반감된 이유는 역시나 구속 저하를 꼽을 수 있다. 이날도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92.2마일(약 148km)로 나타났고, 평균 구속 역시 89.4마일(약 143km)에 머물렀다. 부상 전 90마일 초반대의 위력적인 직구를 뿌렸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음을 대변한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100개 가까운 97개의 공을 던졌지만 직구의 구속은 이미 5회부터 80마일 후반대로 떨어져있던 상황이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 체인지업의 비중을 크게 늘린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3전 전패의 쑥스러운 성적표와 함께 평균자책점은 오히려 5.87로 더 올라간 류현진이다. 그러면서 선수 본인이 직구에 대한 자신감마저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강하게 공을 던지는 것도 좋지만 체력적으로 충분한 준비를 거친 뒤 등판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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