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4.19 묘지 찾아 신경전

4.19 혁명 기념일을 맞아, 주요 대선 후보들이 서울 강북구의 국립 4.19 묘지를 참배했다. 4.19 의거의 정신을 기리는 가운데, 상대 후보를 겨냥한 신경전도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9일 고(故) 김주열 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비석을 어루만지며 "이런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때 4.19 혁명이 완성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이후 부마항쟁, 5.18 민주항쟁, 6월 항쟁을 거쳐서 드디어 이번에 촛불로 다시 또 되살아났는데, 이번에는 기필코 그때 미완으로 끝난 4.19 혁명을 우리가 완수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은 '촛불 혁명'을 완성시키는 대선"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야만 촛불 정신을 살려낼 수 있다. 만약 이번에도 촛불 정신을 받들지 않는 그런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6월 항쟁 이후 민주정부를 수립하지 못했던 것과 똑같은 결과가 되풀이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아 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문 후보는 방명록에 "촛불로 되살아난 4·19 정신, 정의로운 통합으로 완수하겠다"라고 적었다.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보다 1시간가량 일찍 4.19 묘지를 찾았다. 두 후보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안 후보는 묘역을 떠나던 때에 정세균 국회의장과 마주쳐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방명록에 "4.19 정신을 계승해 국민이 이기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썼다. 안 후보 역시 김주열 열사 묘역을 참배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준비로 4.19 묘지를 찾지는 못했지만, 메시지를 내어 "57년 전 오늘, 우리 국민은 국민을 무시하는 독재 권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늘날 우리 민주주의는 불의한 독재 권력에 맞선 그 날의 학생들과 시민들의 피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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