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8개월만 하락..밥상물가 오름세 진정되나

3월 생산자물가가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서울의 한 대형 마트 식품매장에서 고객이 진열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사태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수개월 간 고공행진을 이어온 농축산품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약세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7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따르면 지난달 PPI 잠정치(2010년 100 기준)는 102.59로 전월(102.70) 대비 0.1% 떨어졌다. 지난해 7월(98.91) 이후 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1.4% 오르며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낸 것과 비교할 때 상승폭이 2월(0.4%)에 이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4.2%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향후 소비자물가 오름세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2% 상승하며 4년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3.0% 떨어져 주요 품목 가운데 가장 하락폭이 컸다. 화학제품도 0.8% 감소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제품 가격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두바이유 3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51.20달러로 2월(54.39달러)보다 5.9% 내려갔다. 전기 및 전자기기(-0.3%) 등도 전월과 비교해 하락했다.

농림축산품은 전월 대비 보합권을 나타냈다. 농산물이 2.5% 감소했고, 축산물은 1.2% 올랐지만 앞선 1월(6.3%)과 2월(5.7%)과 비교해선 오름폭이 크게 둔화됐다. 실제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전월과 비교해 3.2%, 1.5% 올라 가격 급등세가 다소 잦아든 모습이다. 지난 2월 닭고기 생산자물가는 1월 대비 무려 48.2%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두 자릿 수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실제 추세 하락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산물은 냉동꽃게(40.2%), 넙치(9.6%) 등의 가격 급등 영향으로 전월보다 3.9% 뛰었다.

식료품은 전달과 비교해 0.2% 오른 반면 신선식품은 1.2% 내려갔다.

전력·가스·수도는 1.0%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도 0.1% 올랐다. 금융 및 보험(0.5%), 음식점 및 숙박(0.2%), 부동산(0.1%) 등이 모두 상승했다. 운수는 0.1% 하락했다.

3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98.05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물가지수는 물가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 올랐다.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하락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4.5% 상승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