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팩트체크] 한·미 FTA 후 미국 적자 2배?..통계 보니

오대영 입력 2017.04.1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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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2월 24일) : 우리는 나쁜 무역협정들 때문에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로 미국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18일),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미 FTA 이후 미국 무역적자가 2배 이상 늘었다"며 "이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정권의 이런 주장이 과연 사실일까요? 팩트체크가 국내외 통계로 확인해봤습니다. 그리고 '진실 호도'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오대영 기자, 미국이 손해 봤다는 주장이죠?

[기자]

손해를 봤으니 미국이 유리한 쪽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로 해석이 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20여 일 뒤면 결정이 되는데 누가 되든 이 문제를 논의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미국 부통령이 '분명한 진실'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그렇게 볼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표면적으로만 보면 그 발언, 사실입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는 2011년 132억 달러의 적자였습니다. 그런데 2016년에 277억 달러 적자였습니다. 한미 FTA가 2012년에 발효됐습니다.

이 사이에 2배 이상이 늘었습니다.

[앵커]

'FTA 이후'에 2배가 늘었다고 했으니 맞는 얘기인데, 팩트체크팀의 결론은 '진실 호도' 아니었습니까?

[기자]

근거가 있습니다. 또 다른 자료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국제무역위원회(USITC) 보고서입니다.

한미FTA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있었을 때는 283억 달러, 2015년에 무역수지가 적자였습니다. 그런데 미체결을 가정해서 분석한 결과 440억 달러의 적자, 훨씬 더 크죠?

한미 FTA가 미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뜻입니다.

이 기관이 어떤 기관이냐, 무역으로 인한 산업 피해를 평가하는 미국의 독립기관입니다. 사법기관에 준합니다. 공신력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미FTA 이후' 적자가 2배가 된 것은 맞지만, '한미FTA 덕분에' 그나마 적자 폭이 크게 준 것이라는 것이고 최근에 전직 관료도 유사한 발언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웬디 커틀러/전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 : 한미 FTA 발효 이후 늘어난 무역적자는 무역협정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의 경제성장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무역 적자는 한미FTA 때문이 아니라고 전직 부대표까지 이렇게 분석하고 있군요.

[기자]

웬디 커틀러는 눈에 많이 익죠. 10여 년 전에 한국과 FTA 협상했던 당사자입니다. 그래서 아마 FTA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얘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추가로 취재한 부분은 바로 미국의 '서비스 수지'입니다.

2011년에 69억 달러 흑자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증가하다가 조금 낮아지기는 했지만 다시 늘었습니다. 2016년에 107억 달러 흑자로 나타났습니다.

5년 사이에 38억 달러가 는 겁니다.

[오정근/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 : 우리는 제조업의 강국이고 미국은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거든요? 상품 무역만 가지고 얘기하는데, 서비스 무역까지 하면 우리가 (미국의) 기준에 미달하거든요.]

그래서 'FTA 이후' 미국의 서비스 수지 흑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게 전적으로 'FTA 때문에'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FTA로 큰 손해를 본 것처럼 내놓은 주장이 근거가 부족함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부통령이 한국에 와서 FTA와 무역적자가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연결시킨 것이군요.

[기자]

네, 마지막으로 '직접 투자' 액수도 비교해봤습니다.

FTA 발효 이후에 미국이 한국에게 얼마 투자했냐, 202억 달러 투자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에 512억 달러 투자했습니다.

FTA 발효 이후에 우리가 미국에 비해 2배 넘게 투자를 했습니다.

이 역시 전적으로 FTA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주장이 진실을 호도하고 있음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정부가 논리는 부족하지만, 어쨌든 한미 FTA를 보다 유리하게 수정하겠다는 건 분명하군요.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