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거의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5월부터는 박 전 대통령도 재판에 직접 출석해 검찰과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하는데요. 임소라 반장이 재판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건, 지난달 31일 서울구치소로 향하던 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곧 시작될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텐데요. 구치소에서 영치금으로 구입한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타날지, 아니면 사복을 입고 피고인석에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알 수 없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첫 공판에 최순실 씨는 수의를 입었고, 호송차에서 내릴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었죠. 반면 조윤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첫 공판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습니다. 김기춘 전 실장 역시 사복을 입었습니다.
미결수인 박 전 대통령 역시 수의 대신 사복 차림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은 5월 중하순으로 예상되는데요. 공판에 앞서 진행되는 준비기일에는 출석 의무가 없지만, 공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20여 년 전 내란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96년 3월부터 8월까지, 27차례의 1심 공판, 그리고 같은 해 10월부터 11월까지 11차례 항소심 공판에 직접 출석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1심은 구속 기한 안에 심리를 마쳐야 하는데요. 구속기한은 6개월 뒤인 10월 16일에 끝납니다. 그래서 10월 중순에는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 박 전 대통령은 20차례 이상 1심 재판에 출석할 텐데요. 앞으로 반 년간은 서울구치소와 서울중앙지법을 오가면서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된 겁니다.
어제(17일) 박 전 대통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 배당됐습니다. 최순실 씨의 삼성 뇌물죄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재판부가 촬영을 허가하면 40년 지기 두 사람이 한자리에 앉은 모습이 고스란히 보도될 것 같습니다.
재판부가 효율적인 심리를 위해 두 사건을 병합할 경우 두 사람이 더 자주 법정에서 만나게 될 겁니다.
그런데,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도 두 사람이 과연 40년 지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최순실 씨는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해온 '충신'이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재판에서 최 씨는 피고인 신문 도중 박 전 대통령을 줄곧 엄호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잠깐 소개를 하자면 "대통령은 오랫동안 헌 시계를 차고 다니고 신발도 낡은 것만 계속 신던 사심 없는 분"인데 자신의 과욕 때문에 불상사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최 씨는 탄핵심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었죠.
[안창호/헌재 재판관 (1월 16일) : 증인이 피청구인에게 어떤 존재라고 생각을 합니까? 증인 스스로의 생각에]
[최순실 (1월 16일) : 글쎄 그건 제가 판단하기 어렵고 저는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제가…한때는 젊은 대학시절엔 한창 존경했고 그래서 또…그…많이 좋아했고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옆에서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최 씨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궁금합니다. '나도 최순실에게 속았다'며 최 씨에게 레이저를 눈빛을 쏘며 날을 세울지도 모릅니다.
한편, 어제 검찰 기소로 박 전 대통령의 신상에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당원권이 정지된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1호 당원'이었는데, 재판에 넘겨지면서 당원당규에 따라 자동으로 당원 자격이 정지된 겁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5월 박 전 대통령 재판 시작…10월엔 1심 선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