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1번가' 대박 비결은?..젊은 피

정다슬 2017. 4. 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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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쇼핑하세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의 정책 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가'가 18일 오픈과 동시에 화제 몰이를 하며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홈페이지 제작 업체에서 시안을 가져왔을 때는 일반적인 정책 홍보 사이트였지만 11번가를 연상시키는 '문재인1번가' 홈페이지 제목, 'MD추천', '타임특가' 등 쇼핑몰에서나 쓰는 용어 등을 달자는 것도 20·30대 자원봉사자들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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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정책을 쇼핑하세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의 정책 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가’가 18일 오픈과 동시에 화제 몰이를 하며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독점했다. 구경꾼 등이 몰리면서 한때 접속장애를 겪기도 했다. 한마디로 폭풍 인기를 누린 것이다.

칭찬보다는 비판과 비난이 더 입방아에 오르고, 눈길을 사로잡는 국내 정치 현실에서 보기드문 현상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문재인 1번가 메인화면.
바로 발상의 전환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이제 생활의 일부다. 이 쇼핑몰에 정치를 접목한 것이다. 후보의 공약을 온라인쇼핑몰 콘셉트로 만들어 재미를 더하고 딱딱했던 내용도 알기 쉬운 용어로 변경했다.

최순실방지법 제정 공약은 ‘최순실 없는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동구매’로, 미세먼지 공약은 ‘봄맞이 새집정책’으로 바꾸는 형식이다. 가격은 ‘5월 9일 투표 약속’이며 ‘즉시구매 좋아요’를 누르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링크가 공유된다. 구매 후기로 정책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다.

홈페이지 하단에는 업체정보도 기재했다. 대표는 문재인, 주소는 새로운 대한민국 광화문 1번지다. 전화번호와 팩스번호도 적혀 있다.

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문재인캠프 홍보본부와 SNS본부에 소속돼 있는 10여명의 20·30대 자원봉사자들 머리에서 나왔다. 김선 SNS본부 기획캠페인 팀장은 “캠프에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책은 내용이 건조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나온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쇼핑은 누구나 좋아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콘셉트뿐만 아니라 용어 하나, 디자인 하나에도 청춘들의 아이디어가 녹아있다. 처음 홈페이지 제작 업체에서 시안을 가져왔을 때는 일반적인 정책 홍보 사이트였지만 11번가를 연상시키는 ‘문재인1번가’ 홈페이지 제목, ‘MD추천’, ‘타임특가’ 등 쇼핑몰에서나 쓰는 용어 등을 달자는 것도 20·30대 자원봉사자들의 아이디어다.

기존 정책 홍보 사이트에서 볼 수 없었던 콘셉트가 누리꾼들의 흥미를 자극하면서 이날 오후 4시 기준 접속자 수는 20만명이 넘어섰다. 접속자 수가 서버 용량을 넘어서며 접속 장애현상이 발생하는 등 화끈한 신고식도 치렀다. 김 팀장은 “서버 10대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접속자가 너무 많아서 8대를 증설했고 오늘 내로 8대를 추가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시도에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SNS본부장의 영향도 있었다. 문 후보가 직접 영입한 윤 본부장은 취임 당시 “조직이 너무 낡았다. 청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디벨롭(develop)시켜라”라는 주문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윤 본부장은 “다 청년들이 한 일 뿐 난 관여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접속 장애 상태 안내문이 고지된 문재인 1번가.
문재인 1번가는 전날 발표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선거 벽보와 함께 기존 선거운동의 공식을 깬 파격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안 후보의 선거 벽보는 ‘국민이 이긴다’는 어깨띠를 두르고 주먹을 쥔 채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이고 있는 안 후보의 상반신이 전부로 국민의당 당명마저 빠졌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재인 1번가까지 접속하는 이들은 문 후보의 적극적인 지지층인 반면 당명을 지운 안 후보의 선거 벽보는 국민의당을 지지하지 않는 보수층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며 “같은 파격 시도이지만 두 캠프의 전략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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