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진검승부, 호남서 60% 얻으면 이긴다

선상원 2017. 4. 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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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시작하자 바로 호남 찾아 지지 호소, 지지율 박빙
문 후보, 호남공약 2탄 3탄 발표.. 호남출신 인사 하방 고민
안 후보, 국회의원 내세운 선거운동 전개.. 중앙당 지원 필요
화합의 비빔밥 시식하는 문재인 (전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화합을 기원하는 비빔밥을 시식하고 있다.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17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야권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호남에서 60%를 득표하면 오는 5월 9일 대선에서 승부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호남은 누구를 밀까. 현재 호남도 세대별로 지지가 갈리고 있다. 20~40대는 문 후보 지지 경향이 강하고 안 후보는 50~70대에서 문 후보보다 배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호남은 문 후보에 대한 고령층의 비토정서로 인해 세대별 쏠림 현상이 더 강하다. 민주당 문 후보측 관계자는 “(호남에서) 안철수 상승세가 꺾였다. 최근 들어 어르신들이 당선 가능성 문제를 생각하면서 (안 후보보다) 문 후보를 얘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에서는 안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후보측은 흔들리는 표심을 파고들기 위해 경선 때 발표한 호남공약에 이어 2탄 3탄의 호남공약들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18일 호남 유세에서 문 후보는 △광주 자동차 산업 전폭 지원 △광주전남을 에너지 신산업 거점으로 육성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중심 도시로 발전 △전북을 환황해 경제권 중심지로 육성 외에 △세계최고의 에너지 인재 양성 대학인 한전공대 설립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7공화국 헌법에 반영 등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날 광주 충장로 유세에서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받는 승진 차별을 없애고 호남의 아들 딸들이 내 고향은 광주요, 내 고향은 전남이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5.18 광주민주화의 정신을 제7공화국 헌법에 새기고, 5월 영령들이 헌법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측은 공약 외에도 호남 국회의원이 3명 밖에 안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호남 출신 선대위 인사들을 출신지역별로 배치해 집중 유세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다음주에도 큰 공약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호남에 대한 애정이 어떤 후보에게 더 있는지, 누가 진정성이 있는지를 강조해 나갈 것이다. 김태년 특보단장은 순천, 임종석 비서실장은 전남 장흥이 고향이다. 강기정 수석부본부장과 송영길 부실장은 고향이 전남 고흥이다. 호남 출신 선대위 인사들이 일제히 지역을 방문해 유세를 벌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측은 이런 선거전략이 이미 정권교체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두 후보 중에서 실리를 주는 사람을 선택하겠다는 호남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만약 계획대로 호남 지지율을 60%까지 끌어올리면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줘 문 후보의 취약점인 50~60대, 중도층 지지율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지표에서는 약간 지고 있지만, 바닥민심이 좋다며 60% 득표를 자신했다. 고령층에게 어필하고 있는 ‘거짓말 하지 않는 정치인’, ‘믿을 수 있고 신뢰가 가는 정치인’이라는 안 후보의 강점을 20~40대 젊은층까지 전파하면 문 후보와 대비되면서 지지를 다시 상승추세로 되돌려 놓고 지지율을 60~7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전날 전주 전북대 앞에서 거리유세를 통해 “정권교체라고 다 똑같지 않다.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한 뒤 “계파패권주의 세력에게 또다시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 공공연하게 하는 후보를 뽑아선 안된다. 선거를 위해서 호남을 이용하는 후보는 절대 안된다”며 문 후보에 날을 세웠다.

안 후보측은 호남권 28석 중 23석을 차지하고 있고 공약에서는 민주당과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국회의원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다른 지역에 호남지역 의원들이 투입돼 있고 공식선거비용이 원활히 조달되지 않아 기대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조직이 잘 가동되면 6:4나 7:3으로 이길 수 있다. 그래야 안정적인 국정운영도 가능해진다. 선거운동이 시작됐는데, 일선 지역에서는 현수막 설치 등 민주당에 비해 모든 것이 뒤쳐지고 있다. 중앙당 지원이 본격화되면 지지율 정체 현상도 타개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측은 호남 지지율에서 앞서기 시작하면 문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중도층에서 우세를 점한 뒤 문 후보의 지기기반인 진보층도 허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결국 호남에서 안정적으로 60% 지지율을 확보한 후보가 대선에서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권교체는 이미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호남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 시민들과 악수하는 안철수 (광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유세를 마치고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선상원 (won6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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