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눈]자전거혁명으로 엿보는 중국의 저력

김대웅 2017. 4. 1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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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 있는 푸단대 캠퍼스.

1980~90년대 중국 거리를 수놓았던 자전거 행렬이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선 공유자전거가 중국에서 폭발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 공유자전거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포(ofo)와 모바이크(mobike)는 이미 각각 수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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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상하이에 있는 푸단대 캠퍼스. 점심시간이 되자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일제히 스마트폰을 켠다. 저마다 강의동 앞에 줄지어 세워져 있는 자전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더니 이내 식당으로 향하는 자전거 행렬을 이룬다. 이뿐 아니라 베이징 도심 회사들이 모여있는 궈마오 거리에서도 퇴근시간에 수십명의 회사원들이 각자 인근에 있는 자전거에 올라타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띈다.

올들어 중국 도심 거리가 급속도로 울긋불긋해지고 있다.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자전거다. 1980~90년대 중국 거리를 수놓았던 자전거 행렬이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전 시절 자전거가 대체재였다면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짧게 이동하는 보완재로 활용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지난해부터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선 공유자전거가 중국에서 폭발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수년전 디디추싱이 공유자동차로 확장하던 속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미 삶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중국 공유자전거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포(ofo)와 모바이크(mobike)는 이미 각각 수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작년 혹은 재작년부터 본격 사업을 개시한 신생업체이지만 영향력은 이미 대륙 전체를 장악할 정도다. 중국 대도시의 도로 갓길이 노란색 자전거(오포)와 주황색 자전거(모바이크) 행렬로 물들고 있다.

이런 변화에서 중국 사회의 두 가지 저력을 찾게 된다. 첫째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의 일상화다. 빠른 확산 배경은 단연 편리함이다. 외국과 달리 중국 공유자전거는 별도로 마련된 자전거 정류장에 세울 필요가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자전거를 그곳에 세워두고 가면 된다. 그러면 근처에 있던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한 뒤 다시 이용하는 식. 이렇다 보니 분실 우려가 없고 대여나 반납 등 번거로운 절차도 없다. 요금도 한시간에 1위안(165원)에 불과해 누구나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모바일을 활용한 GPS와 QR코드, 모바일 결제 등의 대중화라는 인프라가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막대한 인구도 박리다매의 사업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또 하나는 중국 창업의 혁신성과 저력이다. 베이징대 출신 20대 청년 3명이 만든 오포는 대학 캠퍼스내에서 시작됐다. 3명의 청년은 교정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에 공유경제 아이디어를 접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즉흥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자전거 공유시스템은 순식간에 노란색 자전거로 대학가를 휩쓸었고 2년이 채 안돼 몸값 10억달러 이상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실 오포와 같은 사례는 중국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중국 음식배달 1위 어플리케이션 어러머도 대학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끼리 밤마다 야식으로 뭘 시켜먹을까 고민하다가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다. 어러머는 260여개 도시에서 하루평균 200만개 음식배달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방대한 중국시장이 계속 제2, 제3의 마윈을 탄생시키고 있고 젊은 창업자들은 이에 자극받아 혁신에 더 몰두한다. 이런 선순환의 생태계를 위해 우리 정부도 머리를 싸맬 시점이다.

김대웅 (daxi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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