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정책비교] 너도나도 "재벌 개혁"

허주열 기자 2017. 4. 1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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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각 당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베일을 벗고 있다. 공약은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우리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이 담겨 있는 만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재계도 대선후보들의 경제공약과 실천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장미대선의 원인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주요 대기업이 관여된 정경유착 정황이 드러나며 대다수 대선후보가 ‘재벌개혁’을 핵심 경제공약으로 내세워서다. 

재벌개혁은 역대 정부가 단골손님처럼 내세웠던 공약이지만 정권을 잡은 대통령의 의지 부족과 규제를 피해가는 재벌의 능력에 밀려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정의’가 19대 대선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으로 부상하면서 재벌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는 후보가 늘었다.

◆문·안·유·심, 너도나도 재벌개혁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한 4개 원내정당 후보는 모두 재벌개혁을 핵심 경제공약으로 내세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미묘한 온도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재의 재벌을 적폐·구태세력으로 인지하고 다양한 규제를 도입해 개혁할 대상으로 본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공개홀에서 한국기자협회와 SBS 공동주최로 열린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선 문재인 후보는 재벌 내 양극화 현상을 고려해 최상위 그룹부터 맞춤형 개혁을 주장한다. 30대그룹 자산 비중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범삼성·현대차·LG·SK그룹을 제외한 중견재벌의 경우 3분의1이 부채비율이 과다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부실상태라는 점을 감안한 것. 경영이 어려운 재벌은 일단 개혁을 보류하고 4대그룹부터 적폐를 청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혁,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 재벌 확장력 억제,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 등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서면투표제 ▲대표소송 단독주주권 도입 등과 제2금융권 포함 금산분리 강화 및 경제범죄 무관용 원칙이 제시됐다. 

문 후보는 “그간 재벌경제는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였지만 한편으로 공정한 시장을 어지럽혔다.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로 서민경제를 무너뜨렸고 함께 이룬 결과물을 독차지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았다”며 “이번에 단호하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재벌적폐를 청산해야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 모두 잘 사는 나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정한 대한민국, 경제개혁으로부터’를 슬로건으로 4가지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이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독립성과 시장감시 권한 강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 등이다.

또 재벌 중심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재벌 범죄 엄중처벌과 사면 제한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요건 강화 ▲공익법인을 통한 총수일가 지배권 강화 방지 등을 주장했다.

안 후보는 “대기업 위주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며 “차기 정부는 경제인들, 소상공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존경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재벌개혁과 관련해 ▲일감몰아주기 원천 차단 ▲총수일가 개인회사 설립 금지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제시했다.

유 후보는 “재벌도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재벌 대기업의 구태를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가 유사한 재벌개혁 방향성을 설정하고 세부 계획도 비슷하게 제시한 셈이다.
지난해 12월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 재벌총수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

◆홍준표 후보만 친기업 노선

가장 오랜 기간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심상정 캠프 관계자는 “예전부터 심상정 후보가 주장해온 재벌개혁안들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 이슈가 되며 다른 후보들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비슷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며 “심 후보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최후의 수단으로 경제력 집중문제 해결을 위한 ‘계열분리 명령제’, 독과점 해결을 위한 ‘기업분할 명령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불법·편법 재벌 승계를 막기 위해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하고 보험업까지 적용되도록 금산분리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활발한 기업 활동을 위한 재벌 친화적 정책을 예고했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기업이 활동을 잘할 수 있는 기업융성시대를 열기 위한 정책을 준비했다”며 “대기업 강성노조 문제를 해결해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고 기업 활동을 막는 각종 규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재벌을 범죄집단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며 “빠른 의사 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가능한 점 등의 장점도 많은 재벌경영은 현재의 규제 수준만 유지해도 4~5세로의 승계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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