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현 영입한 두산, 또 다른 계산과 믿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성현은 일본 구단에 지명된 선수였다."

두산과 한화가 17일 발표한 최재훈-신성현 1대1 맞트레이드. 포수가 부족한 한화가 두산에 최재훈 영입을 강력하게 먼저 요청했다. 두산은 고심 끝에 신성현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두산은 왜 이 트레이드를 단행했을까.

"현재 두산 내야수 엔트리가 김재호, 허경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좌타라인(닉 에반스 제외)이다. 힘 있는 대형 우타 내야자원이 필요했다. 양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가 두산 프런트의 공식 코멘트다.

두산 내야진에 장타력이 있는 오른손 타자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김재환, 오재일과 균형을 맞출 오른손 내야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신성현 영입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거포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송광민에게 밀려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두산도 내야진이 포화상태다. 신성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리고 두산 야수진의 유일한 약점이 주전포수 양의지의 백업이다. 양의지는 곳곳에 잔부상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백업포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백업포수들과 양의지와의 실력 차이가 작지 않은 게 고민의 실체다.

공격력이 좋은 박세혁이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운영과 투수리드에선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 약점을 수비력과 어깨가 좋은 최재훈이 절묘하게 보완해왔다. 물론 김태형 감독이 박세혁을 좀더 중용하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최재훈을 한화로 보낸 건 두산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김태룡 단장은 "신성현은 좋은 내야수"라고 했다. 이어 "일본구단에 지명된 선수였다.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난 내야수"라면서 "김태형 감독도 장타력이 있는 오른손 내야수 영입을 원했다"라고 덧붙였다.

신성현은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9년 히로시마에 4순위로 지명됐다. 2013시즌 직후 방출됐다. 하지만, 경쟁력 높은 일본프로야구에 신인 지명될 정도라면 분명히 '뭔가'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단장의 기대감이다.

또 하나. 최재훈이라는 괜찮은 백업포수를 보내도 또 다른 백업포수들의 기량을 충분히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김 단장은 "좋은 백업포수가 몇 명 더 있다. 올해 군대에 간 최용제와 이흥련도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올해 입대했다. 빨라도 2018시즌 막판에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김 단장은 믿는 구석이 하나 더 있다. "올해 가을 경찰에서 제대하는 장승현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장승현은 현대에서 현역으로 뛰었고, LG, SK에서 배터리 코치를 역임했던 장광호 씨의 아들이다. 김 단장은 "자질이 좋은 포수"라고 기대했다.

최재훈을 내준 건 아쉽다. 그러나 신성현 영입으로 내야진의 균형을 갖췄다. 그리고 두산은 여전히 포수왕국이다. 1군 즉시전력감으로 키워낼 만한 자원이 적지 않다. 당장 양의지와의 격차는 있다. 그렇다고 해도 두산은 좋은 포수를 길러내는 노하우가 있는 팀이다. 한화가 원해서 성사된 거래지만, 두산도 나름대로의 계산과 믿음이 깔려있다.

[신성현(위), 이흥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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