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만세 포스터'에 전문가 극찬.."확실히 고수의 작품"

최경민 구경민 기자 2017. 4. 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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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슬로건, 형식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받아..판정승

[머니투데이 최경민 구경민 기자] [[the300]슬로건, 형식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받아…판정승]

5개 정당 대선후보들은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에서 사용할 슬로건을 일제히 확정했다. 사진은 16일 5개 정당에서 발표한 대선후보자 선거 포스터. 2017.4.16/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일정이 시작된 17일, 정치권에서는 안철수발 '벽보 논쟁'이 벌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변화하는 모습과 변화하는 의지를 보여드리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파격적으로 '만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벽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을 벽보에서 뺀 데 대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명을 지워 보수표를 구걸한다"고 비판했다. 2% 부족한 듯한 완성도를 놓고도 설왕설래했다.

논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안 후보의 벽보를 이번 대선의 '최고작'으로 꼽았다. 우선 슬로건에서부터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간결하면서 쉽게 후보의 비전을 보여주는 게 핵심인데 안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너무 슬로건이 길었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국민이 이긴다'는 슬로건 외에는 기호와 이름밖에 벽보에 글자가 없었다. 여타 후보들이 모두 10자 이상의 메시지를 전한 것과 차이가 났다. 슬로건의 모범사례와 같은 '못살겠다 갈아보자'(신익희)도 단 8자로 메시지를 전한 사례다.

선거 캠페인 전문가인 김창남 경희대 교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는 복잡하고 길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겠지만 간결하게 압축해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너무 이상적으로 '지키겠다'(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이런 식의 슬로건도 있었는데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형식 면에서도 안 후보의 점수가 높았다. V자로 손을 올린 파격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사진 외에도 기호와 이름을 벽보 상단에 배치해 주목받게 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펴낸 '미국 대통령 선거 포스터, 1828~2008'을 옮긴 이상훈 영산대 교수는 안 후보의 벽보를 두고 "확실히 고수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의 벽보는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만들었다.

이 교수는 "벽보는 일단 눈에 띄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안 후보가 뛰어나다"며 "과거처럼 길거리에 서서 포스터에 적힌 약력을 읽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선거 공보물이 있는데 거기에서 상호보완효과를 누리려면 일단 눈에 띄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판도 있지만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벽보의 완성도가 얼핏 떨어지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전격 수용한 데 대해서도 높은 평가가 나왔다.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굉장히 포용적으로 느껴졌다. 기존의 것을 깼다는 게 용감한 것"이라며 "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했을 텐데 안 후보가 그런 부분에서 리더로 용기 있게 결단한 것에 대해 개혁의지가 많은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제외한 다른 벽보에 대해서는 '평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재인 후보는 벽보를 통해 안정감·친근감은 확보했지만 '플러스 알파'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문 후보의 벽보는 기술적으로 세련된 느낌은 나지만 정치철학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토샵' 수정없이 사진 원본 그대로를 쓴 것 자체가 기술적으로 느껴져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민 대통령'을 내세운 홍 후보의 경우 자유한국당의 노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자유한국당은 서민들의 삶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홍 후보는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한국당은 중산층 이상과 재벌을 대표하는 정당"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승민 후보의 벽보는 '평범'에 가까움에도 '보수의 재건'이라는 진정성은 느껴졌다는 평가가 있었고,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는 '노동'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대선 국면에서 벽보 자체의 효과와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한 영향이다. 이상훈 교수는 "사실 이제 선거 벽보는 없어져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라며 "다른 대체 미디어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경민 구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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