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검찰, 모든 걸 내가 안고 가라고 했다"..이영렬·한웅재가 회유
[경향신문]
피고인 신문을 받는 최순실씨(61)가 시작부터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검찰 특별수사본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을 언급하며 검찰 수사의 진정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공판에서 최씨는 피고인 신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재판부에 할 말이 있다면서 이 지검장과 한 부장검사를 지목했다.
최씨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한웅재 검사가 ‘이미 이 사건은 최순실씨의 책임이다, 당신이 모든 것을 안고 가고, 모든 것을 이야기하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이런 과정에서 제가 이야기를 해도 믿어주지도 않고, 내용도 모르는 조서가 꾸며진 것이 많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30일 독일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뒤 곧바로 검찰 조사를 받느라 경황이 없어 검찰 조사 때 사건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답변을 했고, 검찰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프레임을 짜고 질문했기 때문에 답변을 해도 검찰이 들어주지 않았다는 취지다. 한 부장검사는 최씨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직접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이어 “제가 너무 (조사에) 협조를 안하니까 이영렬 검사가 (저를) 중간에 불러서 ‘협조를 하라, 다른 사람들은 다 협조를 했다, 그래야 형량에도 조정이 된다, 당신이 부인만 계속하면 형량에 문제가 생기니 협조하라’는 말을 했다”며 “그런 똑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이 특검으로 갔는데 갑자기 왜 강요에서 뇌물로 바뀐 것인지 의구심이 생기고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피고인 신문이 시작됐지만 최씨는 검사 질문에 오히려 질문이 잘못됐다고 반박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검사가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으로 일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최씨는 “절대 없다”며 “그런 의혹 제기식 질문은 하지 말라”고 쏘아댔다.
재판부가 신문할 내용이 많으니 답변을 짧게 해달라고 했지만 최씨는 “제가 거기에서 일했다면 증명이 남아있어야 되는데 없지 않느냐”며 “지난번에도 이 문제로 1시간을 물어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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