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유민아빠'의 꿈,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어야"

3년의 세월, 갈수록 더해지는 참사의 아픔
"희생자 마음 공감하는 대통령 나와야"
라디오방송 진행하며 소수자·약자 목소리 전달
  • 등록 2017-04-16 오후 4:12:14

    수정 2017-04-16 오후 4:12:14

단원고 희생자 고(故) 유민(10반)양 아버지 김영오(48)씨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 문화제에서 딸의 캐리커처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윤여진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윤여진 기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추모 문화제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행사를 지켜보던 한 중년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광장을 벗어난 그는 가슴이 답답한 듯 긴 한숨을 토해냈다. 단원고 희생자 ‘유민아빠’ 김영오(48)씨였다.

그는 “해가 흐를 수록 가슴이 더 아프다. 1주기 보다는 2주기, 2주기 보다 3주기가 더욱 힘들다”며 힘겹게 말문을 뗐다.

참사 발생 1091일 만인 지난 11일 세월호 선체 인양작업은 끝이 났지만 3년의 시간 동안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선체가 올라오긴 했지만 많이 훼손되고 변형됐다. 무엇보다 유가족을 힘들게 하는 건 밝혀진 진실이 단 한 가지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참사 발생 3개월 즈음인 2014년 7월 14일부터 ‘진상 규명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6일간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이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광장의 ‘촛불 민심’은 현직 대통령 탄핵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에겐 아직 이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현실’이었다. 세월호 특조위는 박근혜정부의 집요한 방해 탓에 ‘미완의 과제’를 남긴 채 2016년 9월 결국 강제해산 됐고, 국민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대통령의 부작위(의무를 다하지 않음)는 탄핵 사유로 인정받지 못했다.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과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향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정치권이 유가족들과 아픈 국민들을 위해 해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며 “촛불이 환하게 켜지든 꺼져 위태롭든 상관없이 희생자들의 손을 맞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공식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아직 예산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창준 위원장 등 8명의 선조위원들이 개인비용을 쓰며 꾸려가고 있다”며 선조위의 열의를 인정했다. 이어 “세월호 같은 대형 참사를 100명도 안 되는 조사관들이 6개월 안에 조사를 마치는 건 불가능하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2기 특조위가 선조위를 이어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딸을 잃고 한 때 꿈마저 잃었던 그는 지난해 3월부터 tbs 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 오전 사회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가 그것이다.

“저만 슬프고 저만 억울한 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저보다 슬프고 억울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이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제29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특집 부문 작품상을 받은 그는 “하늘에 있는 유민이를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을 안전한 사회로 만들자는 새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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