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라운드가 아쉬웠던 '초청선수' 장수연

초청선수 자격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 출전한 장수연(23ㆍ롯데)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장수연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ㆍ6,39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2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하면서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장수연은 1위 크리스티 커(40ㆍ미국)에 3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다.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은 전인지(23)도 전날 4위에서 공동 2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지난달 열린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과 함께 올해 최고 성적을 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20ㆍ뉴질랜드)도 최종일 8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2위 그룹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장수연으로선 아쉬운 최종 라운드였다. 1번홀(파5)부터 버디를 잡은 장수연은 3번홀(파4)에서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세컨드 샷을 홀 근처까지 붙인 뒤 여유 있게 버디를 추가해 우승에 다가서는 듯했다. 하지만 6번홀(파4)부터 흔들렸다. 세컨드 샷인 칩샷의 거리가 멀었고, 까다로운 그린 탓에 퍼팅도 홀과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 굴러갔다. 이번 대회에서 첫 보기를 적어낸 장수연은 8번홀(파3)에서도 더블보기를 범하며 타수를 까먹었다. 그린에 못 미친 티샷을 범프앤드런으로 굴리려고 했지만, 가파른 경사를 극복하지 못하고 3타 만에 그린에 올렸다. 결국 2타를 잃은 장수연은 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장수연은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단독 선두 자리에 잠시 복귀했지만 커도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둘은 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승부는 14번홀(파5)에서 갈렸다. 커가 먼저 버디로 홀아웃하면서 단독 선두로 나서자 장수연은 또 다시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1ｍ가 약간 넘는 파퍼팅을 놓친 것. 기세가 오른 커는 15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으면서 장수연과의 격차를 3타 차로 벌렸다. 장수연은 나머지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결국 우승컵을 내 주고 말았다.

LPGA 투어에서 만 20년을 활약한 커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는 완벽한 플레이로 LPGA 투어 19승째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로는 첫 우승이다.

한편 올해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정상에 오른 유소연(27ㆍ메디힐)은 15언더파 273타로 단독 6위를 기록했다. 박인비(29ㆍKB금융그룹)는 11언더파 277타로 신지은(25)과 함께 공동 11위, 박성현(24ㆍKEB하나금융그룹)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23위에 자리했다. 아마추어 최강인 여고생 기대주 성은정(18)은 10언더파 278타로 허미정(28)과 함께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