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문화

콜드플레이 첫 내한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관객"

김연주 기자
입력 : 
2017-04-16 14:43:11

글자크기 설정

데뷔 17년만에 잠실서 첫 내한공연…태극기에 입맞추는 퍼포먼스도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관객이었고 대단한 밤이었다" 보컬 크리스 마틴이 환호하는 한국 팬들을 향해 외쳤다. 바닥에 놓여 있는 태극기에 입맞췄다. 지난 15일 오후 10시께 콜드플레이는 22곡을 마치고 무대를 떠났다. 앙코르는 없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역동적인 리듬이 크리스 마틴의 힘 있는 미성을 타고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꽉 채웠다. 그렇게 두 시간이 흘렀다. 스탠딩 석은 열기가 가시지 않는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의 후렴구를 수분간 이어갔다.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데뷔한 지 17년만에 드디어 한국 팬들과 만났다.

무대는 무재개빛으로 물들며 시작했다. 두 번째 곡 '옐로우(Yellow)'가 시작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미리 나눠준 자이로밴드의 노란빛이 켜졌다. 경기장에 노란 물결이 출렁였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공연다웠다. 콜드플레이는 공연 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있다. '픽스 유(Fix You)'는 공연마다 즐겨 연주하는 노래인데 우리도 한국의 슬픔을 공감하며 연주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4만5000석이 수분 만에 팔려나갔다. 이에 이튿날인 16일 한 차례 공연이 추가됐다. 동시접속자가 90만 명에 달한 '예매전쟁'. 결국 시야장애석까지 오픈해 이날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역대 최다 관객인 5만명이 운집했다. 공연의 열기에 앞서 매일경제가 15일 대기실에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과 인터뷰했다.

-데뷔 17년만에 한국에 왔다.

▷한국에 이렇게 많은 팬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항상 오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언제나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 길을 잃어 도착하는데 오래 걸렸다.

-한국인들의 '떼창(객석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문화를 알고 있는지.

▷꼭 노래를 따라 불러 줄 필요는 없다. 시험 보는 게 아니지 않나.

-가사가 심오하고 철학적이다. 어디서 영감을 얻나.

▷최근 4-5년간 굉장히 시를 많이 읽고 있다. 루미(13세기 페르시아 시인)의 시를 많이 읽었다. 빅터 프랭클이라는 철학자의 책도 즐겨 읽는다. 그리고 우리 팀에 조니라는 정말 굉장한 철학자와 함께하고 있지 않나."

-매 앨범의 음악적 색깔이 변하고 있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나.

▷우리의 음악은 어린 청년이 자라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새로운 스승을 만나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자 한다. 음악이 변한다기 보다는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즈를 즐겨 듣고 있다. (기타리스트 조니 버클랜드)

-SNS에 콜드플레이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예술의전당에서 대구시향 공연을 관람했다고 들었는데.

▷초청은 따로 없었다. 내가 보고 싶어서 갔다. 나는 내가 할 수 없는 음악을 듣는 걸 즐긴다. 클래식도 그렇고 발레도 좋아한다. 발레리나들이 무대 위에서 추는 춤을 보면 정말 놀랍다. 그런 작품을 볼 때면 '우린 아무것도 아니다'란 생각이 든다. 영감을 받으면서 동시에 겁이 난다.

-최악의 곡과 최고의 곡을 뽑아본다면.

▷1997년 당시 우리는 철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당시 조니의 침실에서 노래를 만들고 있었는데 데오드란트 통이 보였다. 그래서 바로 데오드란트와 관한 노래를 만들었다. 물론 앨범에 넣은 적은 없다.(웃음) 정말 말 그대로 '최악의 곡'이었다. 많은 곡들이 자랑스럽지만 가장 최고의 곡으로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꼽고 싶다"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