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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서울시 조례, 상임위 '떠넘기기'에 표류

행자위·도시안전건설위 모두 "우리 업무 아냐"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017-04-16 09:00 송고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 신항에서 본격적인 선체수색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2017.4.12  © News1 남성진 기자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 신항에서 본격적인 선체수색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2017.4.12  © News1 남성진 기자

세월호참사 3주기를 맞아 전국 최초로 서울시의회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조례가 발의됐으나 소관 상임위가 정해지지 않아 표류하고 있다.  조례는 상임위에서 논의를 거친 뒤 본회의에 상정되는 절차를 밟는다. 

16일 현재 '서울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안'은 소관 상임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18일 시작하는 제273회 임시회에서 조례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김용석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도봉1)은 지난달 24일 '서울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조례안은 세월호참사가 전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만큼 수도 서울의 시장이 '세월호특별법'에 근거해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고 추모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주요내용은 △서울시장의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시책 마련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계획 수립·시행 △희생자 추모공간 조성·운영 등이다.
그러나 발의 당시 소관 상임위로 지정된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소관 상임위 재지정을 요청하면서 조례안이 공중에 붕 떠버렸다.

김창수 행자위원장(민주당·마포2)은 "조례를 살펴보니 행자위와 관련이 없었다"라고 소관 상임위 재지정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소관 부서가 시 행정국이 될 것이냐, 시 재무국이 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추모를 통해 시민 생명·안전 및 인권·정의에 대한 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도시안전건설위원회가 소관 상임위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

또 관련 비영리단체인 '4·16세월호참사 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업무적으로 관련있는 부서가 시 안전총괄본부임을 고려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도시안전건설위원회도 소관 상임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찬식 도시안전건설위원장(자유한국당·송파1)은 "안전에 직접 관련된 업무는 우리 소관이지만 추모하는 사업은 당연히 행자위 소관 아니냐"면서 왜 도시안전위가 공을 떠안아야 하는지 당혹스럽다고 했다.    

한 시의회 관계자는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조례안이 여러 모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양 상임위에서 맡기 싫어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특히 제5조1항의 '시장은 추모공간의 조성·운영 등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가 걸린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13일 시의회 상임위원장과 시 실국본부장들 간 조찬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정부가 할 일을 서울시가 하는 것 아니냐며, 이미 서울도서관에 설치한 추모공간을 언급하며 불편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등으로 인해 이미 많은 논란을 겪어온 시 행정국 측에서 소관 상임위인 행자위에 하소연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안전총괄본부 역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소관 부서 배정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양준욱 시의회 의장과 김선갑 시의회 운영위원장 등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검토를 거친 후 이르면 17일 소관 상임위 배정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 불확실한 상태다.

다만 시의회 관계자는 "관련 조례안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소관 상임위에 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전남 목포 신항에 세월호 추모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노란리본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2017.4.12/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12일 오전 전남 목포 신항에 세월호 추모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노란리본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2017.4.12/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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