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면 영원히 함께하자"..세월호 3주기 눈물의 촛불집회

배민욱 2017. 4. 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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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순간이었지만 네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어. 우리 다시 만나면 영원히 함께 하자.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그들이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문화제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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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생존자 무대 발언에 현장 곳곳 눈물바다
박보나씨 "네 얼굴·목소리 흐릿해져 너무 무서워"
유경근씨 "예은이 유골함 안고 죽을때까지 살고싶어"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 "하루하루 약으로 버텨왔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7.04.1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짧은 순간이었지만 네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어. 우리 다시 만나면 영원히 함께 하자.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한 여성이 담담하게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너무나 보고싶은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의 표현이었다. 광장은 순간 눈물바다로 변했다. 많은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2014년 4월16일을 아무리 잊어보려 해도 그날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들이다. 그들이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문화제 무대에 올랐다.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는 동생에게 안부를 묻는 듯한 편지를 읽어나갔다.

보나씨는 "너를 못 본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어. 1학년이던 너의 후배들은 대학생이 됐고 막내는 이제 열여덟 살이 됐어. 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21살이 된 너는 얼마나 더 멋있어졌을까. 사실 누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너를 봐. 머리를 염색한 너를, 멋진 옷을 차려입은 너를, 여자친구 손을 잡고 걸어가는 너를 봐"라며 동생의 모습을 상상했다.

보나씨는 "네가 너무 그리워서 너무 보고 싶어서 그렇게라도 나는 너를 봐. 네 얼굴 네 목소리가 흐릿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서 너에 대한 기억마저 잃게 되면 너를 정말 영영 잃을 것 같아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 얼마 전에는 네가 타고 갔던 배가 3년만에 뭍으로 올라왔어. 그 배에서 너와 친구들, 선생님이 잘 다녀왔다고 웃으며 인사해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을 밝혀주겠다는 약속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하늘에서 너와 많은 이들이 도와준 덕분에 이만큼 해낼 수 있었으니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힘낼게. 네게 했던 약속들 꼭 지킬 수 있게 노력할게. 앞으로도 지치고 힘든 순간이 많겠지만 너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고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않을게"라고 약속했다.

예은아빠 유경근씨도 사무치는 그리움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과 철저한 선체조사, 책임자 처벌, 철저한 박근혜 수사와 처벌, 공범자 구속, 적폐청산 세월호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에서 시민들이 추모의 촛불을 들고 있다. 2017.04.15. suncho21@newsis.com

유씨는 "내 소원은 예은이 유골함 끌어안고 죽을때까지 사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잊지 않고, 어떻게 해야 기억하고, 어떻게 해야 참사의 교훈을 물려줄 수 있을까"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참사 당일 세월호에 승선했던 생존자인 김성묵씨도 무대에 올랐다. 김씨 역시 편지글 형식으로 괴로웠던 지난 시간을 시민들 앞에 풀어냈다.

김씨는 "저는 3년전 2014년 4월15일 오늘. 인천항에서 세월호에 승선한 사람이다. '생존자 김성묵'이 아닌 세월호에 승선한 한 사람"이라면서 "한동안은 내 일을 하면서 내 삶을 찾아가기 위해 욕심내며 거의 약으로 버텨왔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그 날의 악몽과 고통이 끝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정신을 차리지 못 할 정도로 약을 독하게 먹으면서 버텼다. 그런데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2년 가까운 시간을 외부와 단절한 채 숨어 지냈다"고 말하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는 "세월호 안에 희생자들의 꿈이 실려 있고, 유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이 실려 있고, 생존자들의 악몽과 고통이 실려 있다. 함께 기억하고 아파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실려 있다"며 "세월호 진상규명, 미수습자 수습, 적폐청산을 못 해낸다면 감히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은 없다"고 강조했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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