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北, 태양절 도발 가능성.. 한미 대응책은

양낙규 2017. 4.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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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액체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태양절)'로 일컫는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특히 15일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으로서는 두 번째인 태양절이어서 북한이 특별한 이벤트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태양절마다 열병식을 열고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위협적 전략무기 등을 선보였다. 올해도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을 준비중이고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김정은 시대에 개발한 일명 '주체무기'인 '북극성 2형', 'KN-14'(KN-08 개량형), 'KN-11'(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6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태양절엔 경축분위기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강해 도발은 자제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현재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자신들의 발전상을 선전하는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13일에도 외신기자들을 평양에 초청해 장거리로켓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미국의 맞대응 방법은= 북한이 태양절을 맞아 도발을 강행한다면 미국의 태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등 외교적 대응에 주력하던 미국이 이제는 군사적으로 전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같은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 조치로 화학무기를 탑재한 전투기가 출격한 공군기지에 공격을 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수니파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에 재래식 폭탄 가운데 가장 위력이 강한GBU-43을 투하했다. 과거와 북한의 대응방법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예다.

즉,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강행한다면 이에 대응해 B-1B 전략폭격기와 항모, 이지스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등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배치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 도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일 양국이 이달 중순이후 미사일요격훈련일정을 잡은 것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대응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일은 즉각 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들어 총 7발의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달 6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 4발 중 3발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1~5분이내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미사일이 유일하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은 SM-3를 탑재하지 않아 미국과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미해군은 33대의 이지스함(순양함 5대, 구축함 28대)을 보유중이며 이중 17대가 태평양에 배치되어 있다. 이번 훈련에는 요코스카(橫須賀)항에 주둔한 미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함과 일본해상자위대 6척의 이지스함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언제든지 6차핵실험을 강행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1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장전 및 거총'(Primed and Ready) 상태라며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북쪽), 3번(남쪽) 갱도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지휘부의 결심만 서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은 1번 갱도에서, 2차(2009년 5월25일)ㆍ3차(2013년 2월12일)ㆍ4차(2016년 1월6일)는 2번 갱도에서 실시됐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장소도 4차 핵실험이 이뤄졌던 곳에서 400~500m 떨어져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긴장 수위만 높여 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핵실험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마치 보라는 듯 핵실험 준비 동향을 노출한 것은 협상용이라는 것이다.

38노스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풍계리 인근 위성사진.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우리 군의 대응책은= 우리 군도 대북억제력 차원에서 통합화력격멸훈련을 진행중이다. 이달 13일 이미 한 차례 훈련을 진행했고 21일, 26일에 실시할 예정이다.

통합화력격멸훈련은 참가규모가 크고 예행연습이 필요해 보통 5년 임기 대통령 재임 시절 한 차례만 진행한다. 이때문에 2015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고 1년 8개월 만에 또 한번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북한의 타격능력을 실사격으로 보여주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에서 우리 군은 기갑ㆍ항공전력은 물론 다연장로켓(MLRS) '천무' 등 실사격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군은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계열의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까지 추가되면 중부 이남 지역에서도 북한 전역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2012년 한미 양국간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면서 개발된 첫 미사일이다.

대북억제력 차원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을 격파할 사거리 500㎞(현무-2B)와 800㎞(현무-2C) 탄도미사일, 1000㎞(현무-3) 순항미사일 등을 비롯한 전술지대지ㆍ공대지 미사일, 230㎜급 다연장로켓 등의 전력화 시기를 1년 단축키로 했다. 북한 미사일을 직접 맞추는 직격형의 PAC-3 패트리엇을 추가 구매하고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성능개량도 추진키로 했다.

국방부가 발표한 '2018~2022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북한 핵심 군사시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 정찰위성 4~5기를 내년까지 임대하기로 했다. 군이 해외 정찰위성 임대를 서두르는 것은 보유중인 전략자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2021∼2022년에 정찰위성 총 5기를 전력화하는 사업(425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이 더뎌 2023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군은 대체방안으로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을 상대로 정찰위성 임대를 추진하기 위해 궤도 적합성 등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 정보본부가 검토를 마치는 대로 방위사업청은 내달까지 3개국을 대상으로 임대비용 등을 감안한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의 정찰위성은 주로 팔레스타인 등 주변 중동지역을 주력으로 감시해 한반도를 지나는 시점에는 우리 군이 운용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은 한국형 3축인 킬체인(감시ㆍ타격체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준비중이며 전력화를 앞당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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