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으로] 문재인·안철수 같은데 다르다

안충기 2017. 4. 1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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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후보의 움직이는 캠프 차량은 대통령 후보들에게 이동 수단 이상이다. 온종일 움직이는 회의실이며 휴게실이다. 그 내부에는 후보와 수행팀의 분위기가 배어 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똑같이 기아자동차의 올 뉴 카니발 9인승을 탄다. 일반 승용차보다 공간이 넓고 편의 장비가 다양하다. 문 후보의 차는 배기량 2200cc 디젤엔진이다. 안 후보의 차는 3300cc 가솔린이다. 주행거리를 운행일로 나누니 둘 다 하루 평균 150㎞ 안팎을 달렸다. 장외 유세가 불붙으면 이동거리는 크게 늘어난다. 당의 공식 후보가 된 후로 앞뒤에 경호 차량이 붙었다.

올 뉴 카니발 9인승 2015년형 디젤. 배기량 2200㏄. 11만4800㎞ 주행. 문재인 후보는 왼 가르마
진회색의 차분함

문재인 후보는 9일 오전부터 서울 홍익대 부근 카페에서 16개사 언론사와 잇따라 인터뷰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옆 골목에 서 있는 차에 올라 스케치 했다. 섭씨 20도를 넘나드는 날이라 이마에 땀이 맺혔다.

문 후보와 2015년 2월부터 함께한 차다. 11만4800㎞를 달렸다. 비행기로 지방에 가는 경우가 아니면 먼 거리라도 이 차를 탄다. 2열 오른쪽이 문 후보 자리다. 의자를 뒤로 밀어 문 후보가 앉는 공간을 넓혔다. 이 자리와 옆자리 의자는 푹신하다. 발치에 놓인 흰색 상자는 이동 중 발을 올려놓기에 적당한 높이다. 상자 위와 수납 주머니에는 서너 장 단위로 묶인 갖가지 서류들이 누워 있거나 꽂혀 있다. 문 후보가 틈틈이 검토하거나 숙지해야 할 내용들이겠다.

다섯이 타고 다닌다. 운전석 옆은 김재준 수행팀장, 문 후보 옆은 김경수 수행단장 자리다. 3열 왼쪽에는 김하림 수행비서가 앉는다. 문 후보 뒷자리는 비었는데 여기에도 갖가지 종이 뭉치가 놓여 있다.

여럿이 타니 용품들도 그만큼 많다. 콘솔박스의 콘센트에는 구멍 세 개짜리 멀티탭이 달려 있다. 후보와 수행원들의 휴대전화 충전용이다. 문 후보는 갤럭시S7 휴대전화를 쓴다. 분 단위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숱한 말을 하지만 따로 목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문 후보의 손 가까운 곳에는 핀란드 자일리톨, 비타민C 레모나, 경희대한방병원에서 만든 청인유쾌환이 놓여 있다. 조수석과 3열 좌석 옆에는 우산이 꽂혀 있다. 뒷유리에는 세월호 리본이 붙어 있다. 진중한 느낌을 주는 차량의 짙은 회색과 대비되어 노란색이 도드라진다.

집에서 타는 차는 기아자동차 SUV 스포티지다.

올 뉴 카니발 9인승 2016년형 가솔린. 배기량 3300㏄. 4만3000㎞ 주행. 안철수 후보는 오른 가르마
은색의 경쾌함

안철수 후보는 12일 국회에 있었다. 의원 사무실인 518호 창 너머로 활짝 핀 벚꽃과 한강이 보였다.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와 12시부터 스케치 했다. 정치인들의 차는 대체로 검은색인데 이 차는 은색이다.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4만3000㎞를 달렸다.

차에는 셋이 탄다. 한 사람은 송강 비서다. 수행원이 적으면 그만큼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다. 요즈음은 이동 중에 전화를 하는 시간이 늘었다. 차량은 안 후보의 편리 위주로 꾸며졌다. 안 후보 옆자리인 2열 왼쪽에는 조간신문 6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그 위에 휴대전화 충전기가 있다. 안 후보는 아이폰7을 쓴다. 2열 좌석 옆에는 척척 휘는 LED 독서등이 달려 있다. 3열 좌석 오른쪽에는 안 후보의 평상복이 걸려 있다. 티, 면바지, 셔츠, 외투가 각각 하나씩이다. 그 아래에 책 20여 권이 쌓여 있다. 맨 위에 있는 『메타이노베이션』은 스마트한 미래로 가는 공동 혁신의 방법을 말하는 책이다. 갖가지 서류들이 그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운전석 뒤 수납 주머니에는 손거울이 꽂혀 있다. 안 후보의 연설 목소리가 확 달라져 궁금했는데, 별다른 비법은 없다. 커피는 하루 두세 잔, 문짝 수납함에는 독일산 엠오이칼 목캔디 봉지가 있다.

짐칸 옷걸이에 연두색 점퍼와 수행비서 외투가 걸려 있고 그 아래에 잡동사니를 담은 상자 두 개가 있다. 앞 유리 안쪽에는 기다란 경광등이 있다. 경호 차량과 한 팀임을 보여주기 위한 표식이다. 정리·정돈이 잘된 사무실처럼 차량 안의 분위기는 경쾌하다.

집에서 타는 차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다.

글·그림=안충기 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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