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가 최정을 반기는 이유

성환희 2017. 4. 14. 14: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지만 KBO리그 홈런왕 레이스에서는 예외인 것 같다.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독식한 박병호(31ㆍ미네소타)가 떠난 자리를 지난해 최정(30ㆍSK)이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르며 메우더니 올 시즌엔 에릭 테임즈(31ㆍ밀워키)의 공백을 이대호(35ㆍ롯데)가 말끔히 메우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이대호. 롯데 제공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지만 KBO리그 홈런왕 레이스에서는 예외인 것 같다.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독식한 박병호(31ㆍ미네소타)가 떠난 자리를 지난해 최정(30ㆍSK)이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르며 메우더니 올 시즌엔 에릭 테임즈(31ㆍ밀워키)의 공백을 이대호(35ㆍ롯데)가 말끔히 메우고 있다.

돌아온 이대호와 최정이 벌이는 신구 토종 거포 자존심 대결이 2017시즌 초반을 달구고 있다. 둘은 13일까지 나란히 홈런 5개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내용도 영양가 만점이다. 이대호는 13일 인천 SK전에서 팀은 비록 패했지만 9회초 2사 후 극적인 동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복귀 첫 ‘멀티홈런(1경기 2홈런 이상)’으로 중량감을 과시했다. 11경기에 출전해 타율도 4할6푼2리(39타수 18안타)에 9타점의 뜨거운 타격감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러 이대호를 홈런왕 0순위에 올려 놓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지만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치면서 정확성과 장타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대호가 4번에 딱 버티고 있으니 에릭 번즈(27), 최준석(34), 강민호(32) 등 중심 타선에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팀도 3위(7승3패)로 잘 나가고 있다.

지난해 40개의 아치를 그리며 테임즈(당시 NC)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최정 역시 불붙은 방망이로 팀까지 살렸다. 그는 지난 8일 인천 SK전에서 한 경기 4홈런의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36년 역사상 박경완, 박병호에 이어 세 번째다. 최정의 대포 덕에 그 전까지 부진하던 SK도 분위기를 추스르며 4승7패로 중위권에서 뒤처지지 않고 있다.

SK 최정. 연합뉴스

시즌 초반이지만 이대호와 최정의 홈런왕 경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둘은 충분히 검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특히 2010년에는 9경기 연속 홈런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이대호 열풍’으로 물들게 했다. 야수 최초로 한ㆍ미ㆍ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이대호는 일본 진출 전 국내에서 225홈런, 일본에서 98홈런, 미국에서 14홈런을 치고 올 시즌 5개를 보태 3개국 통산 342홈런을 터뜨린 ‘국제적 거포’다.

최정은 ‘소년 장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데뷔할 정도로 엄청난 파워를 타고 났다. 데뷔 2년째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으며 현재 통산 230홈런을 쏘아 올렸다.

둘 모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에 거액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공통점도 있다. 지난 1월 이대호는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액(4년 150억원)에 롯데와 계약했고, 최정은 2014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86억원에 SK에 잔류했다.

홈런왕 레이스의 화두는 선의의 경쟁이다. 테임즈라는 대항마가 있었기에 박병호의 홈런포가 더 돋보였고, 2000년대 초반엔 이승엽(41ㆍ삼성)과 심정수(42ㆍ당시 현대)의 대결이 볼 만했다. 이대호와 최정의 홈런 공방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