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내부 진흙늪에 폐기물 범벅..작업자 "내 아이라 생각"

최동현 기자,박윤식 기자 2017. 4. 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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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쌓인 때를 씻어낸 세월호가 초록의 옛 모습을 희미하나마 되찾고 있는 14일 오전 목포 신항만.

김대현 코리아샐비지 차장은 "선수 왼쪽 A데크 창으로 작업자 4명이 3m 간격으로 24m쯤 진입해 살펴본 결과, 선체 내부에 설치된 룸이나 천장 목재, 화장실 변기, 타일 등이 펄과 함께 불안한 상태로 쌓여있다"며 처참한 내부를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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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 무릅쓰고..못‧조개껍데기에 찔리기 일쑤
미수습자 가족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 신항에서 고압세척기를 활용해 세월호 선체 세척을 하고 있다. 2017.4.14/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목포=뉴스1) 최동현 기자,박윤식 기자 = "보기에는 그냥 진흙 같아도 이게 늪이에요. 자칫하면 빠져버리니까 너무 무섭죠."(코리아샐비지 작업자 A씨)

"작업을 하다 보면 가까이서 지켜보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보여요. 그분들을 지켜보는 게 가장 힘들고 마음 아프죠. 저도 딸아이의 아빠입니다. 내 아이 찾는다는 생각으로 힘들어도 기운 내야죠."(작업자 B씨)

3년 쌓인 때를 씻어낸 세월호가 초록의 옛 모습을 희미하나마 되찾고 있는 14일 오전 목포 신항만.

이곳에서 만난 코리아샐비지 소속 작업자들은 '작업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말에 "애타는 얼굴로 작업현장을 바라보는 가족의 얼굴을 보는 게 가장 힘들다"고 답했다.

◇오늘 중 26m 워킹타워 2대·안전난간 설치

지난 11일 오후 세월호의 육상거치를 완료한 해양수산부 현장수습본부는 '수색체제'를 선언했다. 이어 12일부터 선체 외부세척 준비작업에 돌입, 13일엔 고압세척기 6대를 동원해 세월호 선저(밑바닥)와 객실부분 상갑판에 쌓인 진흙과 염분, 따개비를 제거하는 세척작업을 시작했다.

14일엔 세척을 마무리하고 내부 방역작업과 26m 워킹타워 2대·안전난간 설치 등 선체 내부 진입을 위한 본격적인 수색전초작업이 진행된다. 모든 과정마다 위험과 고난도 작업의 연속이다.

고압세척기로 선체 외부를 세척하는 과정을 설명하던 A씨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물을 쐈지만, 워낙 센 수압이라 진흙과 따개비가 튀는 건 어쩔 수 없다"며 "특히 따개비 껍데기처럼 날카로운 조각이 얼굴에 튀거나 눈에 들어가는 일도 잦다"고 전했다.

그는 "선체 내부에 있는 진흙과 조개, 유성혼합물 등이 썩어가며 풍기는 악취를 견디는 것도 고역"이라고 토로했다.

6대의 고압세척기에서 쏘아지는 물의 수압은 500바(bar)에 이른다. 이는 옥내소화전의 수압(2바)의 250배, 화재진압에 사용되는 연결송수관의 평균 수압(5바)의 100배에 이른다. 지난 2015년 11월14일 고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린 경찰의 물대포 수압(14바)보다 36배나 강한 세기다.

이에 따라 코리아샐비지 측은 작업자들에게 전신우비와 안전모, 보안경, 마스크, 방독면까지 제공해 작업에 투입하는 실정이지만 틈새 사이로 스며드는 악취와 이물질을 막기엔 부족하다. 한창 작업을 하다 보면 온통 진흙을 뒤집어쓰기 일쑤다.

14일 오전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이 고압세척기를 활용해 세월호 선체 세척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2017.4.14/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선체 내부는 미지의 세계…뭐가 있을지 몰라 두려워"

"문제는 내부 수색입니다.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까요. 발을 잘 못 디디면 그대로 늪에 빠질 수도 있어요. 녹슨 못에 긁히기도 합니다."

해수부는 이번 주말까지 세척과 방역, 위해도·안전도 검사를 진행하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내부 수색작업을 본격 시작할 방침이지만 세월호 선체 내부는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다.

김대현 코리아샐비지 차장은 "선수 왼쪽 A데크 창으로 작업자 4명이 3m 간격으로 24m쯤 진입해 살펴본 결과, 선체 내부에 설치된 룸이나 천장 목재, 화장실 변기, 타일 등이 펄과 함께 불안한 상태로 쌓여있다"며 처참한 내부를 묘사했다.

A씨는 "진흙처럼 보여도 늪일 수 있다"며 "다리가 푹 들어가며 몸이 빠질 위험이 있다. 곳곳에 녹슨 못이 튀어나와 긁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작업자 B씨도 "우선 상부인 우현에서 작업자 1명을 '윈치'라는 와이어로프로 감아서 내려보내는 수색부터 시작한다"며 "추락 가능성에 대비해 다른 작업자가 위에서 지켜보지만, 수색하는 작업자는 두 줄의 사슬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사리는 위험에도 작업자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A씨는 "나도 딸을 키우는 아빠"라며 "내 아이를 찾는다는 심정으로 힘들어도 기운을 내겠다"고 말했다.

작업자들의 이같은 노고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작업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모든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작업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미수습자 권재근씨의 형 권오복씨도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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