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락 경위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십니까

한영익 2017. 4. 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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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검찰 아닌 경찰에 사건 재수사 진정
특검도 다루지 않고 검찰도 수사대상 제외
최경락 경위가 2014년에 남긴 유서.
지난 2014년 한 경찰관이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타고 남은 번개탄 재 옆에 누워있던 이는 고(故) 최경락 경위다. 당시 박관천 경정의 ‘정윤회 문건’을 몰래 외부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그는 유서에 “억울하다”고 썼다.

그는 유서를 통해 검찰 수사 과정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동료 경찰인 한일(47) 전 경위에게 “민정비서관실에서 그런 제의가 오면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이 수사에 부당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가 사망한 뒤 이 사건은 미궁에 갇혔다.

2년 뒤인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져 나온 이후에야 실마리가 잡혔다. 유서에 등장한 한일 전 경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우병우의 민정비서관실에서 회유했다”고 털어놨다.

한 달 뒤인 2016년 12월. 현판식을 가진 박영수 특검팀(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은 이 사건을 재조사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특검법 연장이 무산되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수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14일 오전 고 최경락 경위의 형 최낙기씨가 서울경찰청에 '정윤회 문건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2017년 4월 14일. 숨진 최경락 경위의 형 최낙기(59)씨가 동생이 근무했던 서울경찰청을 찾았다. 손에는 4페이지 분량의 진정서를 들었다.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사건 관련인들의 재조사와 명예회복을 위한 진정서’라는 문서였다.

진정서를 접수한 뒤 중앙일보를 찾은 최낙기씨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진정서를 접수했다. 12만 경찰공무원들이 동생 일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진상규명에 협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사건 재수사에 나설지는 현재로서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경찰이 수사를 하지 않을 경우 사건은 오랫동안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특검이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고, 검찰특별수사본부도 사건을 수사대상에서 제외한 탓이다. 경찰 고위 간부는 “진정 내용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최 경위가 숨진 뒤 유가족들은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인 A씨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자녀 2명과 함께 거실도 없는 방 2칸짜리 주택에서 월세를 살고 있다. 자녀들이 수학여행을 가거나 학교에 입학할 때면 최 경위의 형 최낙기씨가 조금씩 도움을 준다고 한다.

최씨는 “나도 매일매일을 눈물로 보냈지만, 제수씨 마음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며 “도움을 주려해도 내 형편도 넉넉치가 않아 큰 힘이 되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A씨가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건 그나마 하던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잃을까봐서라고 한다.

한영익ㆍ하준호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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