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동네, '내몰리는' 토박이

한연희 2017. 4. 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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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뜨는 동네'가 생기면 원래 그곳에 있었던 주민이나 상인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쫓겨 가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열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피해자만 가득합니다.

한연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자, 편안하게요. 여기 렌즈 보시고요."

서울 망원동에서만 40년 넘게 사진관을 운영한 김선수 사장님.

싼 가격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김 사장님은 망원동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합니다.

[김선수 / 40년 사진관 운영 : 나한테 돌 사진, 백일 사진 찍은 애들이 학생증 사진, 유치원 사진, 취업 사진 계속 사진들을 찍으러 오면서 그래요. 아저씨, 나 여기서 백일 사진 찍었어요. 나 이렇게 컸어요.]

그러나 지난해부터 망원동이 이른바 '뜨는 동네'가 되면서 갑자기 건물 주인이 바뀌었고, 김 사장님은 졸지에 쫓겨나는 처지가 됐습니다.

[김선수 / 사진관 40년 운영 : 이 가게를 나는 (보증금) 4천만 원에 (월세) 80만 원씩 내고 있는데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200만 원씩 내놓은 거예요. 진짜 심정이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잠을 못 자요.]

오래된 동네에 예술가 집단이 들어오면서 거리가 산뜻하고 개성 있게 변했지만, 유동 인구가 많아지면서 임대료가 높아져 원주민과 발전에 기여한 소상공인들은 쫓겨나고, 결국,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만 남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유행을 이끄는 곳이었던 압구정 로데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의 정점인 프랜차이즈의 점령으로 특색을 잃은 지금은 공실만 가득할 뿐입니다.

[서울 압구정동 공인중개사 : 메인에 스타벅스도 있었는데 다 빠졌고. 하겐다즈도 빠졌고. 큰 것들이 빠져요. 사람이 없어지면 대기업들이 빠지고 공실이 생기고 임대료가 내려가고….]

이런 현상은 서울 가로수길 등 다른 지역들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허자연 / 도시공학 박사 : 전국의 인구가 소비할 수 있는 소비 금액이 한정돼 있는데 거기서 이 이상으로 소비할 수가 없는데 상권은 열 개 백 개 생긴단 말이죠. 그러면 그게 다 같이 잘 살 수는 없어요. 이게 계속 반복되는 현상인 거죠.]

결국, 상인도 건물주도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정원오 / 서울 성동구청장·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지방정부협의회장 : 비싼 가격에 사서 더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한 사람들이 오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분들이 하는 역할은 임대료 폭등시키고 상가 가격 올려놓고 그냥 떠나는 겁니다. 그러면 나중에 뒷감당은 뒤에 온 분들이죠. 그렇게 피해를 다 입는 거니까.]

오늘 밤 9시 국민신문고에서는 우리나라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대책 방안에 대해 논의합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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