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아침 먹고 등교하고 밤에는 자고 .. 정상적인 삶 살고 싶어요"?
미세먼지 등 오염원 차단 대책을
전문가 못지않게 다양하고 구체적
아동 8600명이 총 1만1303건 제안
의견 반영, 존중하는 공약 마련돼야
“비현실 같은 현실은 지우개로 지우고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주세요.” 대한민국 아동들이 “우리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모였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 1~2월 진행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을 통해서다. 캠페인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만 18세 미만 아동 8600여 명이 참여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측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아동정책·공약에 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한민국 아동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찾아보는 캠페인을 열었다”고 전했다.
사교육 축소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741건, 13.2%), 차별 없이 공부하고 싶다는 제안(715건, 12.8%)도 있었다. 이를 위해 ▶고교의무교육 및 초·중·고 무상교육 실시 ▶전국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학습준비물과 체험활동비 지원 등을 제안했다.
━ 안전·폭력 분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을 근절 시켜 달라는 목소리(778건, 39.2%)가 높았다. ▶아동 성범죄 및 아동음란물 강력규제 ▶아동 대상 범죄 가중 처벌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제안(438건, 22.1%)과 교통사고·범죄·담배로부터 아동을 지켜달라는 제안(680건, 34.4%)도 있었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전수조사 및 신호등 설치 ▶교통법규 강화 및 관리감독 강화 ▶가로등 및 CCTV 확대 설치 ▶위험지역 순찰강화 ▶전국 어린이 보호구역 금연구역 지정 등이 꼭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재난·안전사고 대책 마련에 대한 제안(86건, 4.3%)도 눈에 띄었다. 노은정(11·충북)양은 “세월호처럼 언니·오빠·동생들이 죽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 놀이·여가·휴식 분야 마음껏 뛰어 놀 놀이공간을 확대해달라는 목소리(685건, 70.2%)가 높았다. ▶동네 및 학교 놀이터 수 확대 ▶전국 놀이터 안전 점검 및 신속한 개·보수 ▶문화·여가시설 확대 등을 제안했다.
놀이시간 확대에 대한 제안(218건, 22.4%)도 있었다. 아동은 물론 부모의 여가시간을 보장해 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현도(11·대전)군은 “엄마·아빠가 퇴근이 너무 늦어서 같이 밥을 못 먹는다. 부모님이 ‘칼퇴’ 하셨으면 좋겠다”고 원했다. ▶놀이시간 보장 및 확대 ▶부모 및 보호자 정시퇴근 및 휴일보장 등도 제안했다.
━ 아르바이트 분야 최저시급 인상(396건, 48.2%)과 근로환경 개선(142건, 17.3%)에 대한 제안이 주를 이뤘다. 이를 위해 ▶아르바이트 최저시급 인상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기회 확대 ▶청소년 근로자 최저시급 보장 ▶아르바이트 현장 안전점검 및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복지 분야 빈곤·소외가정 및 아동복지시설의 지원을 확대(469건, 72.4%)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지원되는 돈이 겨우 밥만 먹을 정도 같다며 평범한 아이들처럼 생활하기 위해서는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육원에서 사는 박채윤(18)양은 “우리는 초등학생 1만원, 중학생 2만원, 고등학생 2만5000원으로 한 달을 사는데 물가가 많이 올라 이 돈으로는 30일을 버티기가 힘들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지원이 끊긴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아동참여·정치 분야=정치 참여(309건, 81.7%)에 대한 제안이 주를 이뤘다. 이를 위해 ▶만 18세 투표권 보장 ▶정치교육 확대 ▶정당 활동 연령 하향 등을 피력했다.
━ 환경 분야 쓰레기 문제 해결(170건, 51.1%)과 공기오염 문제 해결(163건, 48.9%)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 자동차 가스 등 공기오염원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 국가안보·외교 분야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의견(110건, 45.6%)이 주를 이뤘다. ▶국가안보 및 외교 강화 ▶역사문제 및 위안부문제 해결 등을 제안했다. 다음으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85건, 35.3%), 군대기간 축소 및 환경 개선(46건, 19.1%) 제안이 뒤를 이었다.
━ 보육 분야 가장 많았던 제안은 보육지원확대(150건, 82.9%)다. 아이를 엄마·아빠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도 함께 키워 달라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 보육기관 및 공공 보육서비스 확대 ▶보육비 및 양육비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전지호(17·경남)양은 “어렸을 때부터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는데, 대부분의 문제를 혼자 해결하느라 많이 힘들었다”면서 “어두운 집에서 부모님이 올 때까지 안전을 위협 받으며 혼자 지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국가에서 돌봄기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출산 후에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31건, 17.1%)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출산 및 육아휴직 확대 ▶저출산 문제 해결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다훈(18·울산)군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쓰면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게 되고, 또 아예 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아이를 키울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 경제성장·균형발전 분야 140건의 제안 중 지역 격차 해소에 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들이 어느 정책전문가 못지않게 다양하고 세부적인 공약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어린이가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고 존중하는 공약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캠프에 보고서 전달 … 대선 후보들 "최대한 반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전국에서 도착한 1만1000여 개의 의견을 담아 ‘대한민국 아동이 제안하는 19대 대선 아동 공약’ 보고서를 제작했다. 그리고 대선 공약을 수립하는 각 당의 정책위원회 및 주요 대선 주자 캠프에 전달, 면밀한 검토 및 공약 반영을 지속해서 요청했다.
아동이 제안한 10대 분야 33개 제안에 대해 각 대선 후보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후에도 후보자들의 최종 공약에 아동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미래에서 온 투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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