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쓴 뒤 생활비 120만→80만원" '텅장' 탈출기

강선미 기자 2017. 4. 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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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쓰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터.

월말에 내가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 확인하기 위해 카드사에서 보내준 내역서를 확인하는 게 '가계부'라는 이름의 전부다.

백씨는 "처음에는 스마트폰 앱을 깔아서 써봤지만 돈을 쓰고 나서 적는 것은 매일 잊게 되더라"며 "현금을 거의 안 쓰니 월말에 날아오는 체크카드 사용 목록이 곧 가계부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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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달콤짭짤 재테크] 30대 기자, 가계부 쓰고 월 40만원씩 아낀 사연

[머니투데이 강선미 기자] [[2030 달콤짭짤 재테크] 30대 기자, 가계부 쓰고 월 40만원씩 아낀 사연]

#한도 580만원짜리 신용카드를 마구 긁고 다닌 게 문제였다. 카드를 쓸 때마다 날아오는 문자 속 "누적 X,XXX,000원"은 여러 할부금액과 결합돼 '하얀 것은 화면이요, 검은 것은 글자'가 됐다. 어느새 다가온 카드값 결제일. 카드사로부터 한 달 월급을 모두 가져가도 모자라니, 더 내놓으라는 문자를 받고야 말았다. '엄마론(loan)'으로 겨우 초과한 카드값을 메꾸고, 재테크의 기본 중 기본이라는 '가계부'를 쓰기로 결심했다.

'덮어놓고 쓰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터. 돈 버는 직장인이 됐다는 기쁨에, 쇼핑에 데이트, 각종 취미생활에 월급을 초과한 카드명세서를 받아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으리라.

"가계부 써요?" 질문을 던져보니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가계부를 쓰고 있었다. 질문을 건넨 직장동료 13명 중 10명이, 학교 친구 9명 중 6명이 '예스'(yes)를 외쳤다.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손수 만든 '가계부 엑셀파일'을 나누는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끼고 아껴야 겨우 저축할 수 있는 팍팍한 현실에서 '가계부 작성'은 그야말로 생존 활동이었던 것이다.

스마트폰 가계부 앱으로 '이렇게' 썼어요

기자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 가계부 앱.

◇ '바로바로' '꾸준히'
점심값을 계산했든 편의점에서 과자 한 봉지를 샀든 카드를 긁었다면 바로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고 금액은 십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사용처는 간단명료하게 적었다. 가계부 앱이 익숙해지는 순간이 오면 이 작업은 5초면 충분하다. 이것이 습관이 되기까지는 딱 1주일. (결제문자를 인식해 지출내역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최첨단st 앱'도 있지만 본인이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를 한 번 더 각인하는 의미에서 직접 적는 것을 추천.)

◇ 예비 가계부를 쓰라
마냥 적기만 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나 과소비를 하는구나' 충격요법에 그칠 뿐이다. 매달 예산을 세워 가계부 효과를 '업'했다. 외식, 데이트, 옷, 취미/계발 등 폴더를 만들고, 그에 맞는 적정 예산을 정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한도 내에서만 돈을 쓰는 것이다. 단 외식에 쓸 돈을 옷 사는 데 쓰는 융통성은 OK! 장바구니에 골라놓은 2벌의 옷 중, 1벌만 결제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

140만원을 훌쩍 넘기던 카드값이 80만원대로 내려왔다.

스마트폰 가계부 앱을 쓴지 두 달이 넘었다. 매달 120만원 선을 오가던 신용카드 사용액은 8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소비의 유혹에 넘어가 예산을 초과할 때가 생기긴 했지만 그 총액이 5만원을 넘긴 적은 없었다.

한 달에 지출을 40만원씩 줄이니 저축은 그만큼 늘었다. 40만원×12개월이면 480만원, 5년에 2400만원, 10년에 4800만원. 10년 뒤 할부 없는 '마이카'를 모는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

박마미·백출근씨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써요?"

듬직한 남편, 토끼 같은 딸과 가정을 이룬 박마미씨(가명·40)는 가계부를 노트에 손수 적는다. 매일 저녁 그날 쓴 지출내역을 쭉 적는다. 길이가 긴 날에는 '왜 이렇게 많이 썼지ㅠㅠ' 반성을, 빈칸으로 남겨진 날에는 빨간색 하트를 그려넣으며 '셀프 축하'를 한다.

박씨는 "한 달에 한 번, 1년에 한 번 가계부를 훑으며 '결산의 시간'을 갖는데 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좋다. 과하게 썼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절로 줄이는 노력을 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어느덧 직장생활 11년차 백출근씨(가명·37)는 체크카드 사용내역을 가계부로 대신한다. 월말에 내가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 확인하기 위해 카드사에서 보내준 내역서를 확인하는 게 '가계부'라는 이름의 전부다.

백씨는 "처음에는 스마트폰 앱을 깔아서 써봤지만 돈을 쓰고 나서 적는 것은 매일 잊게 되더라"며 "현금을 거의 안 쓰니 월말에 날아오는 체크카드 사용 목록이 곧 가계부와 같다"고 말했다.

TIP. 내게 맞는 가계부 고르기

강선미 기자 seonmi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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