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내셔널]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요즘 삼삼오오 키득거리는 이유는
행자부 이전 유력시되면서 세종 공무원 "샘통이다"반응
"세종근무 힘든데 행자부 공무원만 서울서 편하게 일해"
행자부 공무원들은 "가라면 가야지 우리가 힘이 있습니까"
“원래 한 식구였는데 세종청사에서 다시 합쳐서 사는 게 낫지 않겠어요.” (국민안전처 공무원)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지인들이) 빨리 내려오라고 하더군요. 너희들도 한 번 와서 고생도 좀 해보라는 뉘앙스로. ” (행정자치부 공무원)
요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행정자치부 공무원들은 대체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다. 그동안은 나름 서울에 잘 버티고 있었는데 '장미대선' 이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행자부는 세종청사 이전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받고 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안철수(국민의당) 등 주요 대선후보들은 경쟁적으로 행자부 등 아직 서울에 머물고 있는 중앙부처의 세종 이전을 공약한 상태다.
세종시 측은 ‘세종시=행정수도’라는 공식의 완성을 위해 청와대·국회, 행자부·미래부 등이 하루 빨리 옮겨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6일 공개적으로 대선 후보들에게 서울 잔류 중앙부처 이전 공약을 촉구했다. 세종시 현지 주민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4일엔 세종시 주요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가 만들어졌다. 대책위원회 김수현 집행위원장은 12일 “오는 15일 봄꽃 축제가 열리는 세종시 문화예술회관 일대에서 청와대ㆍ국회ㆍ중앙부처의 세종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감정적 요인을 보자. 일종의 '질투론'이다. 세종청사 근무 여건이 2012년 입주 초기에 비해 다소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생활여건이 서울에 비해 열악하다. 청사 이전 사업을 실무적으로 주도해온 주무부처인 행자부 공무원들을 바라보는 세종청사 입주 부처 공무원들이 시선이 고울리가 없다.
행자부가 "세종청사 건물을 동선과 상주 여건이 불편하게 짓는 바람에 우리만 생고생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불만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행자부는 "대통령 옆에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편하게 지내왔다고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주장한다. 한마디로 행자부 측의 행태가 얄밉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행자부의 세종 이전 공약이 나오자 기획재정부·교육부·보건복지부 등 세종청사 입주 부처 공무원들은 요즘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그 참 고소하다”고 입을 모은다고 한다.
앞서 2012년 9월부터 중앙행정기관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단계적으로 세종시에 이전해 현재 40개 중앙부처 및 행정기관, 15개 출연연구소가 세종시로 옮겼다.
행자부의 세종 이전을 위해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도 개정해야 한다. 이 법 16조2항에 '외교부ㆍ 통일부ㆍ 법무부 국방부ㆍ안전행정부(행자부의 전신)ㆍ 여성가족부 등 6개 부처는 세종시 이전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처는 청와대와 유기적인 업무 협조,업무 효율성 등을 이유로 서울에 남았다.
외부의 복잡다단한 시선에 대해 행자부의 한 공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별로 가고 싶지는 않죠. 하지만 가야 한다면 가는 거죠. 우리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
서울·세종=염태정·신진호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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