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팩트체크] DJ 때 '代통령' 군림.. '박지원 상왕론' 나오는 까닭

문동성 기자 2017. 4.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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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박지원 상왕(上王)' 논란이 한창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뒤에는 노련한 정치인 박지원(사진) 대표가 버티고 있고,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박 대표가 막후 실세가 될 것이라는 논리다.

박 대표와 안 후보가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는 점도 상왕론의 근거다.

박 대표가 총선 직후 원내대표로 추대된 데는 안 후보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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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된다"는 주장 실체 있나

정치권에 ‘박지원 상왕(上王)’ 논란이 한창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뒤에는 노련한 정치인 박지원(사진) 대표가 버티고 있고,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박 대표가 막후 실세가 될 것이라는 논리다. 상왕 논란은 자유한국당이 촉발시켰고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이 가세하며 급속도로 확산됐다.

12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지원 2선 후퇴’ 요구가 나왔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박 대표를 상대로 “이번 선대위에 참여하지 말고 백의종군하라”고 요구했다. 황주홍 최고위원도 “박 대표는 늘 선당후사를 강조했는데, 이를 몸소 실천할 최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박지원 상왕 논란이 국민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박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당 내부의 움직임이 공식화됐다는 평가다.

박 대표가 ‘상왕’이라고 지목된 이유는 그의 정치력과 경험 때문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치를 시작한 뒤 1998년 정권을 함께 창출했고 ‘대(代)통령’이라 불리며 실세로 군림했다. 대북송금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지만 2007년 특별사면돼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4선 국회의원을 하며 야당의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3차례 경험했다. 보수 진영은 가장 두려운 야권 정치인으로 박 대표를 자주 언급한다. 그에 비해 재선인 안 후보의 정치력은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박 대표와 안 후보가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는 점도 상왕론의 근거다. 박 대표가 총선 직후 원내대표로 추대된 데는 안 후보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안 후보가 당대표직을 사퇴한 이후엔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끌며 안 후보의 대권행보를 적극 지원했다. 그는 대선 후보 확정 전에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그간 DJ와 안철수밖에 없었다”고 수차례 말했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안·박(안철수·박지원)은 밀월 관계”라고 했다. 경쟁 정당에서 일제히 상왕론을 제기한 배경에는 박 대표의 ‘구정치’ 이미지가 있다. 양측의 결합을 부각할수록 안 후보의 ‘새정치’ 구호가 퇴색할 거라는 판단이다. 박 대표를 압박해 정치력을 발휘할 여지를 줄이려는 계산도 없지 않다. 박 대표는 “안철수를 찍으면 상왕은 국민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상왕론 자체는 과대 포장됐다는 설명이 많다. 안 후보와 박 대표의 의견이 다를 경우 안 후보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최근 안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변경했는데, 이는 일관되게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했던 박 대표의 입장과 배치된다. 박 대표는 최근 “사드 반대 당론 수정을 요구하겠다”며 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탄핵 국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 대표는 당시 소속 의원들의 장외 활동이 적절치 못하다고 단속했으나, 안 후보는 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거리로 나갔다. 탄핵 표결 과정에서도 안 후보는 박 대표의 ‘탄핵안 9일 표결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2일 표결’을 주장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CEO 출신인 안 후보는 고집이 세 누구에게 휘둘릴 성격이 아니다”며 “측근들도 버티고 있어 박 대표 마음대로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 측 인사도 “박 대표가 안 후보를 대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같다”며 “의견 개진은 할 수 있지만 노골적으로 후보를 조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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