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말고 딴 건 없어?" "파면 어때?"

정치 풍자 프로그램의 귀환
SBS 케이블 '캐리돌 뉴스'
tvN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

  • 페이스북
  • 트위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 농단의 주역들이 퀴즈를 풀고 있다. “저기 이 사람이 누구인지 맞추면 됩니다. 이 사람이 한 때 나를 보좌하고”라는 지에이치(GH·박근혜)의 설명에 순시리(순SIRI·최순실)가 답한다. “어 우리 아빠.” 그러자 지에이치가 말한다. “저기 앵커님. 이 정도는 그냥 맞게 해주면 안 됩니까?” 이 퀴즈의 정답은 ‘우병우’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정치 풍자 프로그램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SBS Plus, SBS funE, SBS CNBC에서 방송하는 ‘캐리돌 뉴스’와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9’의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이 그 주인공이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정치 풍자 프로그램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사진은 SBS Plus, SBS funE, SBS CNBC에서 방송하는 ‘캐리돌 뉴스’ 속 코너 ‘4면 퀴즈’.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재미’다. 미운 우리 프로듀서 101은 SBS ‘미운 우리 새끼’와 Mnet ‘프로듀스 101’을 결합시킨 코너로, SNL다운 코믹스러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투게더엔터테인먼트의 문재수(문재인), 안연정(안희정), 이잼(이재명)과 피플컴퍼니의 안찰스(안철수), JYD엔터테인먼트의 레드준표(홍준표), 바르다뮤직의 유목민(유승민), 정엔터테인먼트의 심불리(심상정) 등 후보들을 패러디한 연습생들이 나와 ‘센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캐리돌 뉴스 역시 “그동안 재미를 놓치고 트렌드를 외면했다”며 아예 캐리돌 뉴스의 시작점을 ‘재미’로 설정했다. 때문에 캐리돌 뉴스엔 이명박, 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이나 국정 농단의 주역들을 닮은 캐리돌이 출연해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김성준 SBS 앵커를 닮은 캐리돌이 나와 진행하는 뉴스가 고정 포맷이지만 이 위에 ‘3시간 느린 밤참뉴스’나 ‘MB의 경제뉴스’ ‘4면 퀴즈’ ‘긴급토론’ 등의 형식을 끼얹고 아예 시사 교양·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그들이 알고 싶다’ ‘캐리팝스타’ ‘허깨비’ 등의 코너를 만들어 이 속에서 풍자와 해학의 묘미를 보여준다.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 9’의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

특히 캐리돌 뉴스는 방송을 시작한 지 아직 한 달도 안 됐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 캐리돌 뉴스의 클립 영상이나 캡처본이 올라온 인터넷 게시물에는 어김없이 “작가가 애국자”라는 찬사가 달린다. 또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언론의 자유인가”라며 정치 풍자 프로그램의 귀환을 환영하는 이들도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캐리돌 뉴스의 채널 평균 시청률은 2회가 넘어가면서 1%가 넘었다.


캐리돌 뉴스를 기획한 염성호 제작본부장은 “양한모 시사IN 기자의 캐리돌과 배칠수, 전영미 등 성우들의 합이 잘 맞아 떨어져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며 “지난해 촛불집회 때 시민들의 정치 풍자 수준을 보며 이런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비슷비슷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보다 좀 더 대중적인 언어로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