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 농단의 주역들이 퀴즈를 풀고 있다. “저기 이 사람이 누구인지 맞추면 됩니다. 이 사람이 한 때 나를 보좌하고”라는 지에이치(GH·박근혜)의 설명에 순시리(순SIRI·최순실)가 답한다. “어 우리 아빠.” 그러자 지에이치가 말한다. “저기 앵커님. 이 정도는 그냥 맞게 해주면 안 됩니까?” 이 퀴즈의 정답은 ‘우병우’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정치 풍자 프로그램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SBS Plus, SBS funE, SBS CNBC에서 방송하는 ‘캐리돌 뉴스’와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9’의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이 그 주인공이다.
캐리돌 뉴스 역시 “그동안 재미를 놓치고 트렌드를 외면했다”며 아예 캐리돌 뉴스의 시작점을 ‘재미’로 설정했다. 때문에 캐리돌 뉴스엔 이명박, 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이나 국정 농단의 주역들을 닮은 캐리돌이 출연해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김성준 SBS 앵커를 닮은 캐리돌이 나와 진행하는 뉴스가 고정 포맷이지만 이 위에 ‘3시간 느린 밤참뉴스’나 ‘MB의 경제뉴스’ ‘4면 퀴즈’ ‘긴급토론’ 등의 형식을 끼얹고 아예 시사 교양·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그들이 알고 싶다’ ‘캐리팝스타’ ‘허깨비’ 등의 코너를 만들어 이 속에서 풍자와 해학의 묘미를 보여준다.
캐리돌 뉴스를 기획한 염성호 제작본부장은 “양한모 시사IN 기자의 캐리돌과 배칠수, 전영미 등 성우들의 합이 잘 맞아 떨어져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며 “지난해 촛불집회 때 시민들의 정치 풍자 수준을 보며 이런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비슷비슷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보다 좀 더 대중적인 언어로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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