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조금만 더 빨리..' 잊힌 세월호, 신고전화 18통

2017. 4. 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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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참사 당일 피해자의 122 신고 내용 전문 공개

3년. 아이가 자라 세상을 뛰놀 때다. 아이들은 심통을 부리다가도 어느새 천금을 주고도 못 바꿀 미소를 지으며 우리 품에 안긴다. 2014년 4월16일, ‘그날’까지 우리에게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 그날 이후 아이들은 자라지 않았다. 몸집을 키운 것은 우리들의 슬픔뿐. 아이들을 잃은 우리도 자라지 못했다.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고창석·양승진·권재근·권혁규·이영숙.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목이 메는 미수습자 9명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그리고 이 거대한 비극의 진실을 밝혀낼 때까지, 우리는 이 슬픔과 공존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로 인해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이 집단적 죄의식은 아마도 우리 세대 안에선 해결되지 않을지 모른다. <한겨레21>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참사 당일 해경과 소방방재청으로 걸려온 신고전화 18통의 내용을 전문 그대로 옮겨 싣는다. 우리가 아직 응답하지 못한 목소리들이다. 깊은 바다 속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마른 땅을 디딜 목포신항도 찾았다. 그리고 대선 후보 5명에게 세월호를 물었다. 그들의 대답에서 희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취재 정환봉·송채경화 기자, 편집 홍석재 기자, 디자인 장광석
정용일 기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둔 지금까지도 잊어선 안 되는 목소리들이 있다.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2분부터 세월호에서 걸려온 18통의 신고전화다. <한겨레21>은 세월호 3주기를 맞아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소방방재청(119)과 해양경찰청(122)으로 걸려온 신고전화 내용 전체를 소개한다. 3년 전 울린 신고전화들을 다시 살펴보는 것은 한국 사회가 아직 그 간절한 목소리에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 미수습자 9명은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했다. 통화 내용은 각 기관이 국회 등에 제출한 녹취록을 참고해 정리했다. 녹취록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 음성파일을 여러 차례 다시 듣고 바로잡았다. 녹취록이 없는 통화 내용은 새로 정리했다. 정확하게 들리지 않는 부분은 ‘확인 불가’로 표시했다.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시도를 번번이 방해해온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이제 그날의 그 간절한 목소리에 답해야 할 때다.

세월호 신고 첫마디 “살려주세요”

오전 8시46분, 맹골수도를 빠져나오던 세월호는 오른쪽으로 5도 방향 전환을 하려 했다. 하지만 배가 계속 오른쪽으로 돌았다. 세월호가 크게 기울기 시작한 것은 8시49분. 당시 조타수 조아무개씨는 사고 직후 배의 경사계가 30도를 가리켰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세월호가 30도 기울었다는 의미다. 가천대학교 초고층방재융합연구소가 2014년 9월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세월호 탈출 소요시간 연구’(탈출 시간 연구)는 배 기울기가 30도일 때 전원 탈출에 걸리는 시간을 5분5초로 추산했다. 사고 4분 뒤 첫 신고가 있었다. 경기도 안산 단원고 최덕하 학생이 119로 전화를 걸었다. 첫 신고는 174명의 승객과 선원을 구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하지만 최덕하 학생은 뭍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 08:52:32/ 단원고 학생/ 119

소방  119상황실입니다.

신고자  살려주세요.

소방  여보세요.

신고자  여보세요.

소방 예, 119상황실입니다.

신고자  여기 밴데 여기, 배가 침몰되는 것 같아요.

소방  배가 침몰해요?

신고자  예, 여기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소방  예.

신고자  여기 배가 지금 (확인 불가)

소방  잠깐만요, 잠깐만요. 지금 타고 오신 배가 침몰한단 소리예요, 아니면 옆에 있는 다른 배가 침몰한단 소리예요?

신고자  타고 있는 배가요, 타고 있는 배가요.

소방  여보세요? 지금 타고 있는 배가 침몰한다 이 소리예요?

신고자  예.

소방  잠깐만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을 해드릴게요. 거기 배 이름이 뭐예요, 혹시?

신고자  선생님 바꿔드릴까요?

소방  네, 선생님 바꿔줘보세요. 여보세요?

선생님(추정)  여기 배가 침몰했어요.

소방  배가 침몰했어요? 배 이름이 뭐예요? 혹시, 여보세요. 배 이름이 뭐예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해드릴게요.

신고자  세월호요, 세월호.

소방  네?

신고자  세월호요, 세월호.

소방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할게요.

(연결음)

해경  감사합니다.

소방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해경  예.

소방  배가 지금 침몰하고 있다고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왔거든요.

해경  예? 배가 침몰요? 위치가 어디예요, 위치요?

소방  핸드폰 기지국 위치가 진도 조도.

해경  진도 조도로 나온다고요?

소방  서거차도리, 서거차도리로 뜨고 있거든요. 신고자 전화번호 드릴게요. 010-****-****, 지금 3자 연결되어 있거든요. 신고자분 해양경찰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통화 좀 하세요

해경  여보세요? 목포 해경입니다. 위치 말해주세요.

신고자  잘 안 들려요.

“위치를 잘 모르시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와 위도.” -해경

해경  위치. 경위도 말해주세요.

접수자  경위도는 아니고, 배 탑승하신 분이세요. 탑승하신 분.

신고자  핸드폰이오?

해경  여보세요, 여기 목포 해경상황실입니다.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위치 말해주세요, 위치? 배가 어디 있습니까?

신고자  위치를 잘 모르겠어요, 지금 여기가.

해경  위치를 잘 모르시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와 위도.

신고자  여기 섬이 몇 개 보이기는 하는데 그걸 잘 모르겠어요.

해경  섬이 보이는데 잘 모르겠다고요? 어디서 출항하셨어요?

신고자  어, 어제 어제.

해경  어제 출항했다고요?

신고자  어제 8신가 그때 출발한 것 같아요.

해경  어제 8시에 출항했다고요. 어디서 어디서?

신고자  인천항인가 거기서 출발했을걸요.

해경  인천항에서 출항했다고요?

신고자  예.

해경  배 이름이 뭡니까, 배 이름?

신고자  세월호요, 세월호.

해경  세월?

신고자  예.

해경  세월호? 세월호? 이게 상선인가요, 뭔가요?

신고자  예?

해경  이 배 종류가 뭐예요? 배 종류. 여객선인가, 아니면 어선인가요?

신고자  여객선일 거예요.

해경  여객선이오?

신고자  예.

해경  여객선이고, 세월호고, 지금 침몰 중에 있다고요?

신고자  예?

해경  침몰 중에 있다고요, 배가?

신고자  예, 그런 것 같아요. 한쪽으로 기울어져….

해경  한쪽으로 기울어져가지고 운항하고 있다고요? 옆에 혹시 누구 있습니까?

신고자  선생님 계시긴 하는데 선생님이 정신이 없으셔가지고 제가 대신 전화드렸어요.

해경  선생님이 정신이 없으시다고요? 지금 전화하시는 분 전화번호가 010-****-**** 맞죠?

신고자  예.

해경  예, 지금 보니까 8시에 인천항에서 출발.

소방  여보세요? 해경요.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해경  예.

소방  전화가 계속 들어오거든요? 다른 전화도. 아까 제가 서거차도라고 말씀드렸죠?

해경  예.

접수자  다른 분은 동거차도 쪽으로 해서 신고가 계속 들어옵니다.

해경  계속 들어와요?

소방  예.

해경  예, 알겠습니다. 저희가 하나 컨택했습니다.

수학여행 가고 있어요, 배가 더 기울어요

2014년 4월16일, 해양경찰청은 구조에 실패했다. ‘실패’라는 말로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처참한 비극이 벌어졌다. 검찰은 해경을 상대로 한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와 법무부는 해경 수사를 막으려 애썼다. 구조 실패의 불똥이 해경에만 머물기를 바랐다. 결국 처벌받은 건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123정 정장뿐이었다. 연합뉴스/ 목포해경

첫 신고전화 이후 3분23초 만에 두 번째 신고전화가 119로 걸려온다. 3분23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배에서는 세 차례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손님이 계시는 위치에서” 등의 내용을 단원고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을 때까지 이런 안내방송은 12차례나 집요하게 이어졌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거듭 들으며 두 번째 신고전화를 건 단원고 학생의 첫마디는 “살려주세요”였다.

2. 08:55:55/ 단원고 학생/ 119

소방  예, 119입니다. 119입니다.

신고자  지금, 아 여기 살려주세요. 배가 기울었어요.

소방  배가 어쩐다고요?

신고자  배가 기울었어요.

소방  배가 기울었어요?

신고자  예.

소방  지금 배 타고 있어요?

신고자  예, 제주도 가고 있어요?

소방  아, 제주도 가고 있어요?

신고자  네, 수학여행이에요.

소방  수학여행이에요?

신고자  배가 점점 더 기울어요.

소방  수학여행이에요?

신고자  네, 수학여행 가고 있어요.

소방  수학여행 가고 있는데 그 배가….

신고자  배가 기울었어요.

소방  배가 기울었어요?

신고자  세월호? 세월호.

소방  선생님, (지금 연락했어요?) 여기요 해경에, 해경에 연결했으니까 해경에서 도움을 줄 거예요.

신고자  예, 세월호요.

소방  사람이 혹시 빠져 있거나 그런 사람 있어요?

신고자  예. 한 명 아까 빠진 것 같아요, 사람이.

소방  한 명이 빠진 듯해요?

신고자  살려주세요. 점점 더 기울어요.

소방  예, 어쨌든 그 해경에, 저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없고 해경에서 갈 거예요.

신고자  예, 빨리 해주세요.

소방  예예.

신고자  살려주세요.

소방  예, 알았어요.

본선 위험, 본선 위험

8시55분10초, 세월호 1등 항해사는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을 한다. “저기 해경에다 연락 좀 해주십시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가 있습니다.” 승객보다 늦은 신고였다. 같은 시각 세월호 조타실 선원들은 배의 가장 밑바닥에 있던 기관실에서 탈출하기 시작했다.

3. 08:56:18/ 중·장년 남성/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119죠? 예,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페리호인데요.

소방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페리호요?

신고자  예, 지금 배가 바다에 기울었어요.

소방  아, 그래요. 선생님, 저쪽 저희가 그 해경에 방금 전화를 받고 통보를 해드렸어요. 선생님, 상황이 배가 어디에 충돌을 했는가요, 아니면 갑자기 그런가요?

신고자  갑자기 기울어서 지금 난리 났어요.

소방  아, 그래요. 배 이름이 뭣이던가요?

신고자  이게 배 이름이 뭐지? (세월호요.) 세월호요, 세월배요.

소방  아,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페리호요?

신고자  예. 엊저녁 9시에 출발해가지고요. 지금 여기 흑산도 옆인데요, 아직도 지금….

소방  예, 그래요. 선생님 걱정 말고, 제가 해경에 바로 연결해드릴게요.

신고자  예, 빨리 좀 해주세요.

소방  예.

4. 08:56:41/ 중·장년 남성/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여보세요?

소방  예예.

신고자  여기 저 흑산도랑 진도 사이에 제주도 가는 배요, 세월호. 저 배가 기울어졌어요.

소방  배가 지금 기울어졌다고요?

신고자  예, 배가 기울어졌어요, 지금.

소방  예, 지금 저희 신고는 받았는데. 지금 배 안에 몇 명이나 탑승돼 있는가요?

신고자  배 안에 지금 한 500명 돼요.

소방  아, 500명 정도 탑승하고 있어요?

신고자  아, 학생들 수학 학생들하고 일반하고 해서 한 500명가량 돼요.

소방  아, 학생들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이 500명 정도 탑승하고 있어요?

신고자  예.

소방  지금 배가 어디 좌초된 거 같나요? 그냥….

신고자  배가 좌초된 것 같아요, 배가. 여기 빨리 좀 와주세요. 배가 기울어요, 지금.

소방  예, 지금 저희가 해경에 통보를 했어요. 지금 어디쯤인가요, 거기가?

신고자  지도상으로는 진도하고 흑산도 사이예요. 진도하고 흑산도 지나는데.

소방  진도하고 흑산도에 있어요?

신고자  예.

소방  지금 배가 어느 정도 기울었나요?

지금 빨리 좀 해경을…

2014년 4월17일, 당시 대통령이던 박근혜씨가 세월호 참사 현장에 나타났다. 박씨는 실종자들을 만나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으로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물론 지켜지지 않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8시57분, 해경 목포상황실은 업무 메신저인 이메이트(E-mate)로 세월호 침몰 사실을 전파한다. “현재 여객선 침몰 중이라는 신고 관련입니다” “세월호 여객선 300여 명 승선. 인근 함정, 진도파출소 이동 지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5. 09:00:33/ 중·장년 남성/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119죠?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해경을 띄우든지 지금 헬기를 띄우든지 띄워줘요.

소방  예, 지금 통보해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신고자  아, 지금 빨리 배가 지금 점점 기울고 있어요.

소방  물에 빠진 사람 있는가요?

신고자  예?

소방  물에 혹시 빠진 사람….

신고자  사람 지금 물에 떨어진 거 볼 수가 없어요, 배가 기울어져서.

소방  배가 혹시 세월호예요?

“해경을 띄우든지 지금 헬기를 띄우든지 띄워줘요.” -다섯 번째 신고자

신고자  세월호요, 세월호요.

소방  세월호요.

신고자  거기 레이더망에 안 떠요?

소방  예?

신고자  거기 레이더망에 안 떠요?

소방  아, 여기는 그거예요. 여기는 지금 전남 119상황실이고요. 지금 해경에 저희가 통보해서 해경 그쪽으로 통보, 구조를 하라고.

신고자  근데 해경은 어떻게 된 거요?

소방  해경 전화번호는 하나둘둘입니다.

신고자  지금 빨리 좀 해경을, 그 우리가 지금 119 신고하면 거기서 통보를 해야지, 연락을 해야 될 것 아니에요.

소방  바로 했어요.

신고자  빨리 좀 와서 상황을 봐보시라고요.

소방  지금 조치는 하고 있습니다.

신고자  빨리 좀 와주세요.

선내 방송은 “움직이지 말라, 그대로 있어라”

9시4분에야 해경 신고전화인 122가 울렸다. 첫 신고보다 12분 늦었다. 18통의 신고전화 중 122로 걸려온 전화는 5통에 불과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머지 13통은 해양사고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119가 받았다.

6. 09:04:40/ 세월호 선원/ 122

해경  예, 목포 해양경찰입니다. 말씀하십시오.

신고자  예, 여기 진도하고.

해경  예, 진도하고.

신고자  진도하고 그 추자도 사이에 지금 운항 그….

해경  세월호요?

신고자  세월호. 예, 세월혼데요.

해경  세월호 누구십니까? 세월호에?

신고자  세월호 그 안내소 직원입니다.

해경  세월호, 세월호 직원이에요? 예? 직원이에요, 직원?

신고자  예.

해경  그 혹시 그 사람 같은 거, 사람이 빠졌습니까? 지금 현재?

신고자  예. 지금 사람이 한, 배가 기울어서 사람이 한 명이 바다에 빠졌고요.

해경  사람이 한 명 빠졌어요? 지금 구명동의나 그런 거 빨리 다 여객선….

신고자  지금 저희가 배가 40도, 45도 지금 기울어서 도무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요.

해경  움직일 상황, 그러면 지금 빠진 사람은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현재?

신고자  일단은 저희가 볼 순 없어요. 빠진 상황만 알아요, 지금.

해경  아, 빠진 상황만 안다고요?

신고자  예, 지금 어떻게 되셨는지?

해경  지금 경비정 이동하고 있거든요. 지금 전속으로.

신고자  예.

해경  그 상황을 지금 최대한 빠진 그 사람을 그래도 좀 구조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신고자  예.

해경  그거 좀 조치 좀 취해주십시오. 그 어떻게 파악을 하셔가지고.

신고자  지금 저희가 움직일 수 있으면 상황 파악을 하겠는데 움직일 수가 지금 없어요. 지금 배가 45도 정도 기울어 있어서, 지금.

해경  그런데 왜 지금 배 속력은 없었습니까? 속력은?

신고자  지금 엔진은 다 쓴 같아요. 엔진 돌아가는 소리는 안 들리거든요.

해경  아, 그래요? 근데 속력이 지금 저희가 파악했을 때는 속력이 좀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여보세요?

신고자  지금 가고 있진 않아요, 엔진이 꺼져서.

해경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경비정 있는 대로 다 이동하고 있거든요. 좀만 참으시고 다들 구명동의 입으시라고 입으라고 다 전파를 해주십시오.

신고자  지금 입을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요.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해경  움직일 수가 없어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최대한 안전할 수 있게 그쪽 그 언제든지 하선할 수 있게 바깥으로 좀 이동할 수 있게 그런 위치를 잡고 계세요, 일단은. 여보세요?

신고자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시라고 계속 방송하고 있고요.

해경  예예, 그렇게 해주세요. 예예.

신고자  예예. 지금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안 돼요.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가지고.

해경  예예, 알겠습니다. 지금 경비정이 다 이동하고 있습니다. 좀만 참으세요. 이 번호로 전화하면 된다고요?

신고자  예, 이 번호나 아까 그 따로 신고하신 분 있잖아요.

해경  예.

신고자  그분 전화 같이 하셔도 되고요.

해경  이게 지금 전화하신 분이 세월호 선원이신가요? 선원?

신고자  예, 여객 여객영업 직원이에요.

해경  여객 직원이오. 예, 알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신고자  강○○입니다.

해경  강○○이오? 강○○씨. 예, 잘 알겠습니다. 예.

신고자  예.

“애들아,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

2016년 9월1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3차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선 세월호 참사 당시 119로 걸려온 두 번째 신고전화가 재생됐다. 한 참석자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청문회장을 나와 비상계단에서 흐느꼈다.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는 항상 눈물과 고통이 동반됐다.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단식을 하고 수백km를 걸었다. 그렇게 특조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부는 특조위의 조사를 줄곧 방해했다. 특조위는 2016년 9월30일 ‘강제종료’ 당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9시5분, 단원고 연극부 카카오톡방에 “애들아 진짜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라는 글이 올라온다.

7. 09:05:07/ 단원고 학생 추정/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여기 지금 저희 제주도 가는 배 세월혼데요.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기울었거든요. 좀 많이 기울었어요.

소방  예, 지금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좀 기다리십시오.

신고자  빨리 와주세요. 빨리요.

8. 09:06:30/ 단원고 학생 추정/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네, 저희 지금 배가 점점 기울어요.

소방  배가. 예, 지금 가고 있습니다. 조금 기다리십시오.

“어느 정도 걸리실것 같아요? 저희 구명조끼 하나도 없어요.” -여덟 번째 신고자

신고자  어느 정도 걸리실 것 같아요? 저희 구명조끼도 하나도 없어요.

소방  뭐가 없다고요?

신고자  구명조끼도 없고요.

소방  배 안에 구명조끼가 없어요?

신고자  있기는 있는데 지금 1층에 내려와 있어서. 잠시만요.

9시6분33초, 또다시 ‘가만있으라’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선내 단원고 학생 및 여러분께 다시 한번 안내 말씀 드립니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구명동의가 착용 가능하신 승객 여러분께서는 구명동의를 착용해주시고,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배가 기울어져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찾아 입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탈출용 고무보트인 구명벌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세월호에 있던 총 46개 구명벌 중 제대로 작동한 것은 1개뿐이었다. 구명벌을 펼치려면 안전핀을 뽑아야 하는데, 선원들이 부식을 막기 위해 그 위에 페인트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9. 09:06:38/ 중·장년 남성/ 122

해경  예, 목포해양경찰서입니다.

신고자  제가 지금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배 세일호를 타고 있는데요.

해경  아, 세월호요. 신고받아서 지금 저희가 조치하고 있습니다.

신고자  아니 지금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빨리 좀 오셔야 될 거 같은데.

해경  지금 경비함정이랑 가고 있습니다. 지금 환자도 있는가요?

신고자  예예, 지금 선체가 기울어 물에 잠기기 일보 직전.

해경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경비함정 가고 있습니다.

신고자  여기 사람이 한두 명 탄 거 아니거든요.

해경  예,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지금 저희가 조치하고 있습니다. 구명동의 입고 구명동의 입고 최대한 차분하게 선장의 지시를 따르고 계십시오.

신고자  구명동의 입을 지금 상황도 못 돼요.

해경  예, 알겠습니다.

신고자  예예예예.

빨리, 빨리 와주세요

지난 3월10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씨가 탄핵됐다. 사필귀정. 이제 미수습자를 수습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10. 09:07:02/ 중·장년 남성/ 119

소방  예, 119상황실입니다.

신고자  예, 여기 무슨 세월혼데, 제주도 가는 배가 침몰했어요.

소방  자, 지금 배가 기울었는가요, 안 그러면 지금 침몰을 하고 있는 건가요?

신고자  예, 지금 하고 있어요.

소방  아, 얼마나 침몰이 된 거 같아요? 배가 지금?

신고자  지금 기울었어요. 3시간, 제주도 가면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지금 신고가 왔는지 안 왔는지 모르겠네.

소방  아, 신고는 많이 들어왔는데요. 저희들이 해경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배가 얼마 정도 기울어진 것 같아요?

신고자  한 완전히 45도 정도 기울었어요.

소방  45도로 기울었어요? 자, 혹시 바다에 빠진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신고자  없어요, 바다에는. 지금, 물이 아직 안 들어온 것 같으니까.

소방  아, 배에는 아직 물은 들어오지 않고, 지금 옆에 방송하는 게 뭐예요?

신고자  지금 방송하고 있는 거예요, 거기서.

소방  아, 현장에 방송하고 있는 거예요?

신고자  배에서.

소방  배에서 방송하고 있는 거예요? 45도 정도 기울고 제주도 가려면 한 3시간 남았어요?

신고자  예.

소방  혹시 거기에 수행여행 학생 인솔 교사인가요?

신고자  예, 수행여행.

소방  학생들은 몇 명이나 돼요?

신고자  모르겠어요. 한 열 반이니까 무슨 고등학교 일반학교 열 반이니까 한 500명 정도 되겠죠.

소방  열 반 정도 돼요?

신고자  아, 지금 배터리가 없어가지고. 이제 아, 끊겨요.

소방  아, 아니요. 다른 분들 전화 와서 그 전화번호는 알고 있습니다. 일단 바다에 빠진 분은 없고 45도 정도 기울어 있다고요?

신고자  네네, 45도인가 몇 도인가 완전히 기울어져 있어요. 넘어지려고 해요.

소방  예, 알겠습니다.

9시10분,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사고 구조 활동을 위해 중앙구조본부를 꾸렸다. 본부장은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이 맡았고, 현장 지휘자는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과 김문홍 목포해경서장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이들은 구조 실패의 책임을 모두 피했다.

11. 09:10:37/ 단원고 학생/ 119

소방  여보세요, 119입니다.

신고자  저기요, 여기요 여기 세월인데요. 여기 제주도 가는 방향인데 저희가 지금 완전 기울, 배가 기울었거든요.

소방  예, 지금 알고 있습니다. 지금 혹시 학교 수학여행 지금 학생이에요?

신고자  예, 학생도 있고요, 여기 다른 분들도 계셔요.

소방  그 혹시 그 어디 학교인지는 혹시 아시는가요?

신고자  안산 단원고등학교요.

소방  안산 무슨 고등학교요?

신고자  거의 1천 명 가까이 되는데 배가 거의 기울고 있어요, 지금.

소방  예, 알고 있습니다. 안산 무슨 고등학교라고 하셨어요?

신고자  단원, 단원고등학교요.

소방  잠원고등학교요?

신고자  예.

소방  안산에 있는 잠원고등학교 학생들인가요? 전부 다?

신고자  네, 거기다가 다른 분들도 계셔요.

소방  1천 명 정도 타셨다고요?

신고자  네, 1천 명 정도 탔어요.

소방  저기 해군이랑 해경이 지금 그쪽으로 구조 요청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좀 기다려….

신고자  빨리 와주, 빨리 와주세….

소방  혹시 다치신 분 있는가요? 지금 현재?

신고자  지금 그냥 조금 멍드신 분 계시고, 다른 건 없는, 머리에 피나는 사람도 계세요. 빨리 와주세요.

소방  예, 알겠습니다.

신고자  많이 다쳤어요.

소방  네.

신고자  예.

9시12분, 진도 VTS는 세월호에 승선원들이 탈출 가능하냐고 묻는다. 세월호 선원은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가지고 사람이 움직일 수가 없어가지고 탈출 시도가 어렵다”고 답한다. 하지만 당시 왼쪽 갑판에는 아직 물이 들어오지 않아 탈출이 가능했다. 세월호 선원은 법정에서 ‘빨리 구조 세력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이야기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12. 09:12:41/ 단원고 학생/ 122

해경  해양경찰입니다, 여보세요.

신고자  세월혼데요, 제주도 가는 배인데 배가 기울어서 그러는데.

“기다려주세요. 해경이, 헬기가 가고 있어요”

13. 09:14:21/ 단원고 학생/ 122

해경  예, 해양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여보세요.

신고자  여기 세월혼데요.

해경  예. (잠시만요, 좀 끊을게요.) 예예, 말씀하세요.

신고자  저희 지금 배가 기울어져가지고 갇혔거든요.

해경  예? 어디에 갇혔다고요?

신고자  저, 지금 세월호요. 세월호. 인천항, 제주도 가는 건데요.

해경  예, 지금 저희 경비정이 다 가고 있습니다. 현재 세월호 쪽으로.

신고자  예, 감사합니다. 빨리 와주세요.

해경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전화 주신 분 승객이신가요? 승객?

신고자  네?

해경  승객이세요? 승객?

신고자  네, 저희 지금 고등학생이에요.

해경  아, 고등학생이오? 예, 알겠습니다. 예, 지금 빨리 가고 있습니다. 예예.

신고자  네.

14. 09:14:51/ 단원고 학생 추정/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네, 지금 어느 정도 왔는지가 너무 알고 싶어서요. 지금 저희 많이 급한 것 같아요.

소방  지금 어느 정도 왔는지 알고 싶다고요?

신고자  네. 지금 어느, 구급차가 어느 정도 왔나요?

소방  지금 그 지금 저희가 그 지금 구급차가 그쪽으로 못 가죠. 지금 배 안이잖아요?

“지금 어느 정도 왔는지가 너무 알고 싶어서요. 지금 저희 많이 급한 것 같아요.” -열네 번째 신고자

신고자  네.

소방  네, 저희가 그쪽으로 구급차가 갈 수가 없어요. 저희 해경에서 지금 가고 있거든요.

신고자  네네.

소방  해경이 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헬기도 가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신고자  네, 빨리 와주세요.

소방  예예예. 네, 여보세요?

50도 기울어진 세월호, 해경은 “아직 8마일”

둘라에이스호 제공

세월호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유조선 둘라에이스호였다. 9시15분, 둘라에이스호는 사고 이후 처음 세월호를 영상에 담았다. 배는 기울고 있었고 화물이 바다 위에 떨어진 모습이 보인다.

15. 09:17:18/ 중·장년 남성/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확인 불가)

소방  여보세요, 예?

신고자  여기 좀 와서 좀 구해주셔.

소방  네, 저희 지금 가고 있습니다. 소방헬기하고 배하고 다 가고 있어요.

9시19분.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세월호 사고 소식을 처음 확인했다. 2014년 6월 세월호 국정조사에 나온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YTN 뉴스 자막 방송을 통해 상황을 최초 인지”했다고 밝혔다. 당시 YTN에는 “진도 부근 해상 500명 탄 여객선 조난 신고”라는 자막이 나왔다.

16. 09:21:55/ 단원고 학생 추정/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여기, 여기 세월혼데요. 어느 정도 왔어요?

소방  잠깐만요. 저기 해경, 해경에다 한번 저희가 위치를 한번 물어보고 그쪽으로 연락을 드릴게요.

신고자  위치는 확인되었다는데….

소방  네, 위치는 확인됐는데 지금 배가…

신고자  도착했대요, 도착했대요. 감사합니다.

소방  아, 해경 도착했다? (해경 도착했어.)

신고자  도착했다고 방금 소리 들렸어요

소방  아, 배 도착했다고요? 알았습니다.

신고자  아, 그래도 확인 한번 해주세요.

소방  네네. (해경 배 도착했…)

17. 09:22:53/ 세월호 선원/ 122

해경  예, 해양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신고자  여보세요. 여기 지금 좀.

해경  세월호죠?

신고자  예.

해경  예, 말씀하세요. 예, 지금 저희 경비정이 거의 지금 한 7~8마일 남았거든요.

신고자  지금 좀.

해경  전속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신고자  배 지금 바로 넘어갑니다. 지금 좀 저.

해경  예예예, 알겠습니다. 지금 전화, 여보세요 상황을 좀 얘기를, 말씀을 해주세요. 지금 현재 상황.

신고자  배가 지금 50도 이상 저저….

해경  50도 이상 기울었다고요. 예예예, 여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지금 상황 계속 신고를 받고 있거든요. 지금 이동 중이니까요,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지금 뭐 좀 안정, 최대한 앉을 수 있게 어딜 좀 잡고 계세요. 여보세요?

신고자  예예.

해경  예예, 여보세요? 예.

“해경이 갈 겁니다” 거듭했지만

18. 09:23:56/ 단원고 학생 추정/ 119

소방  예, 119입니다.

신고자  여기 세월혼데요, 어느 정도 오셨어요?

소방  지금 그쪽에 도착한 걸로 지금 보고를 받았는데요.

신고자  아, 제가 아까 잘못 말했는데 도착을, 아직 안 왔대요.

소방  아, 아직 도착한 게 아니에요? (지금, 지금 해경이 도착한 게 아니랍니다. 잘못 알고 얘기한 거랍니다.) 예, 알겠습니다. 지금 여기가, 저희가, 저희가 출동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 해경에서 지금 가고 있거든요.

신고자  해경이 지금 오고 계신대요?

소방  예, 지금 가고 있으니까.

신고자  해경 번호는 못 알죠?

소방  예, 이제 그 저희가 다 신고를 했어요. 한 지가 오래됐어요. 따로 신고해도 어차피 가고 있으니까.

신고자  한 지 얼마, 출발한 지 얼마 만에 와요 여기로.

소방  아까 배가 기울었다고 했을 때 바로 신고했거든요.

신고자  아, 저희 제주도랑 거의 3시간 거리인데, 언제쯤에 도착.

소방  뭐 그건, 아니 그러니까 그건 저희가, 저희가 해경이 아니라 알 수 없고. 어쨌든 지금 혹시 급한 환자 같은 사람 있어요?

신고자  지금 많이 좀 다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소방  어디가 다친 거 같은가요?

신고자  머리도 막, 머리에서 피도 나시고.

소방  머리에 피나는 환자도 있고. 배가 기울면서 뭐가 떨어졌어요?

신고자  배가 기울면서 다 떨어졌고요, 이미.

소방  물건들이 다 떨어졌다고, 위에서.

신고자  예. 지금 소파로 그 밖에 보는 그 거기를 문을 좀 살짝 막아놓긴 했는데, 이 여기 문을 소파로요.

소방  예예, 머리에서 피나는 환자하고 또 누구 어디 다친 환자 있습니까?

신고자  눈, 눈을 다친, 눈을 박아서 눈이 지금 잘 안 떠지는 애도 있고요.

소방  눈, 눈을 다친 사람도 있고 또? 대충 몇 명 정도 돼요, 환자가?

신고자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저희가 지금 1층인가 2층에 있어가지고 3층에 있는 사람들도 모르겠고 그래가지고.

소방  아, 1층, 2층, 3층이 있군요.

신고자  네, 다 층이 있어요.

소방  아 1층, 2층, 3층이 있는데 지금, 지금 저기 신고자가 지금 계신 층은 몇 층이에요?

신고자  (여기가 몇 층이야? 여기 몇 층이지? 여기 몇 층이에요?) 여기 3층이에요.

소방  3층이오. 네, 알겠습니다. 그 저희가 계속 지금 그쪽에서 신고가 들어오니까 접수하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신고자  네.

소방  해경이 곧 갈 겁니다.

신고자  네.

단원고 학생의 카톡을 끝으로

배 밖으로 나온 마지막 메시지는 “지금 더 기울어”였다. 오전 10시17분, 단원고 학생이 카카오톡을 이용해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3분 뒤인 10시30분 세월호는 침몰했다. 그리고 1073일이 지난 2017년 3월23일에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체는 사고 해역에서 목포신항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여전히 뭍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인양한 지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미수습자 수습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세월호의 진실을 품고 있는“” 선체는 여러 곳이 훼손됐다.

*신고전화 당시 상황은 재단법인 ‘진실의힘’이 펴낸 <세월호, 그날의 기록>을 참고했다. *신고전화와 해경 간 교신, 해경-청와대 핫라인 통화 내용 등은 ‘세월호 아카이브’(sewolarchive.org)에서 모두 들을 수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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