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아빠는 딸' 윤제문X정소민, 본격 역지사지 프로젝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12 10: 56

 '몸이 바뀌고 나니 비로소 당신이 지금까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닫게 됐어요.'
아버지와 딸의 사랑을 그린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은 고루하고 진부하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주는 나름의 재미와 깊은 감동이 있다. 뻔하지만 시원한 웃음을 느낄 수 있는 한국 영화 한 편이 오늘(12일) 개봉했다.
배우 윤제문, 정소민이 주연을 맡은 '아빠는 딸'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만년 과장 아빠(윤제문 분)와 만사가 다 귀찮은 사춘기 여고생 딸(정소민 분)의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딸 도연이 좋아하는 선배와 꿈꾸던 첫 데이트가 눈 앞에 온 순간, 그리고 아빠 상태가 절실했던 승진의 기회를 잡으려던 순간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는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진다.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서로의 몸으로 살아야 하는 아빠와 딸은 서로의 사생활은 물론, 그간의 마음까지 엿보게 되면서 몰랐던 점을 점점 알아가게 된다.
'아빠는 딸'은 공기처럼 항상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그래서 진부한 설정임에도 잔잔한 웃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연기적 연륜이 깊은 윤제문의 내공이 돋보이긴 하지만, 그의 딸로 출연한 정소민의 '아저씨 연기'가 눈길을 모은다. 귀여운 얼굴로 반항하고, 영혼이 바뀐 뒤 괄괄한 척 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자칫 무리한 설정이라 과해보일 수 있음에도 적절한 균형을 맞춰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아빠와 딸이 서로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며 공감하게 되는 스토리는 가족의 의미가 흐려져가는 현 시대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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