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콜로설', 이러려고 서울 로케이션 했나

부수정 기자 2017. 4. 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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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콜로설'은 남자친구와 직장을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된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괴수 판타지 스릴러다.ⓒ(주)아이아스플러스

앤 해서웨이 주연 '콜로설' 리뷰
여의도·부천서 촬영…20분 분량

할리우드 영화 '콜로설'은 '서울에 나타난 괴수' 이야기를 담아 개봉 전 화제가 된 작품이다. 특히 할리우드 유명 스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끌었다.

영화는 남자친구와 직장을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된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괴수 판타지 스릴러다. '콜로설'은 '거대한'(Huge)이란 뜻의 상징적인 제목이다.

'허트 로커'(2008),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2013)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볼티지픽처스가 제작했으며,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09), '테이큰 3'(2015)의 에릭 크레스가 촬영 감독으로 나섰다. 나초 비가론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감독은 "'콜로설'은 나의 가장 야심 찬 각본이며, 가장 개인적인 영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콜로설'은 남자친구와 직장을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된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괴수 판타지 스릴러다.ⓒ(주)아이아스플러스

앞서 배급사 측은 서울과 경기 부천에서 약 20분에 달하는 영화 속 장면을 촬영했다고 알려져 국내 촬영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10일 언론에 공개된 '콜로설'은 '기대 이하'였다. '상상력'이라고 하기엔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 영화 상영 중간중간 실소가 터져 나올 정도다. 앤 해서웨이가 왜 이 영화에 출연했는지 궁금하다.

영화는 뉴욕에서 남자친구와 살던 글로리아가 직장과 남자친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데서 시작된다.

무기력한 생활을 하던 그는 서울에 괴수가 나타났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러다 일정한 시각, 집 근처 놀이터에 갔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깨닫는다. 놀이터의 한 공간에서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면 괴수가 이를 똑같이 따라한다는 것. 글로리아가 춤을 추면 괴수도 춤을 추고, 글로리아가 허공에 손을 뻗으면 괴수도 똑같이 손을 뻗는다.

괴수와 자신이 연결됐다는 사실을 안 글로리아는 친구 오스카(제이슨 서디키스)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는다. 이후 더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진다. 서울에 괴수 외에 또 다른 거대 로봇이 나타난 것. 이 로봇은 다름 아닌 글로리아의 친구 오스카와 연결됐다. 글로리아와 마찬가지로 같은 시각, 놀이터의 한 공간에서 오스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이 로봇은 오스카의 행동을 따라 한다.

놀이터의 한 공간에서 마주한 글로리아와 오스카는 말다툼을 하다 주먹다짐까지 한다. 이후 글로리아는 자기 마음대로인 오스카에 맞서 중대 결정을 한다.

'콜로설'은 남자친구와 직장을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된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괴수 판타지 스릴러다.ⓒ(주)아이아스플러스

영화는 일단 스토리에서 허점을 보인다. 서울의 괴수와 주인공이 연결됐다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게 펼쳐진다. 괴수와 글로리아, 거대 로봇과 오스카의 관계의 시작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엉뚱한 상상력'을 막 내던지고는 주워 담지 못한 모양새다. 왜 25년이 지나서야 괴수가 나타난 건지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한국 촬영 부분도 실망스럽다. 영화사 측은 "한국 로케이션에선 서울시 영상위원회, 경기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인의 두드러지는 여의도를 주요 촬영지를 설정했다"면서 "한강변에선 대규모 군중 장면을 촬영했고, 부천 시내에선 네온사인이나 한글 입간판들부터 일상적인 도심을 담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콜로설' 속 한국은 특유의 이미지나 색을 잃어버렸다. 한글 간판이나 다수의 엑스트라에 의존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굳이 '한국에서 촬영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영화 초반 어색한 한국어 대사도 극 몰입을 깬다.

'콜로설'은 남자친구와 직장을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된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괴수 판타지 스릴러다.ⓒ(주)아이아스플러스

주연 앤 해서웨이는 촬영 당시 임신으로 인해 한국 로케이션 촬영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앤 해서웨이는 "아주 색다르고 특이한 시나리오였다"며 "'존 말코비치되기'나 '망각의 삶' 같은 내가 좋아했던 영화들처럼 판타지 영화라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이 계속 언급하는 주제가 있었다. 남성이 여성에게 의식적으로 가하는 폭력의 에너지가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것이다. '그게 성공한다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앤 해서웨이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좀처럼 느낄 수 없었다. 이야기가 너무 허술해서다.

괴수와 로봇을 담은 컴퓨터 그래픽(Computer Graphic·CG)은 할리우드 영화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촌스럽다. '용가리'가 떠올랐으니, 말 다 했다.

4월 20일 개봉. 109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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